기억·의식의 디지털화 …상상이 미래를 만든다
미래를 만드는 혁신적인 능력으로 정의
기억·상상 관장하는 뇌의 한 부분 해마
회상 과정서 추측으로 틈새 채우기도
기억 통한 ‘혁신’ 동물과 차별화된 능력
“풍부한 경험·지식은 새 아이디어 토대”
기억의 미래/ 정민환/ 심심/ 2만1000원


해마가 기억과 상상을 모두 담당하면서 기억에 오류가 생기거나 가짜 기억을 만들어내는 일도 생겨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왜곡되는 대표적인 예가 ‘기억의 틈새 채우기’다. 출근길에 자동차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보자. 평소에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었던 만큼 이 사건을 여러 차례 회상하고 주변에 언급한다. 당시 사건의 모든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도 희미해진다. 상대방 차량 운전자가 입고 있던 옷과 신발의 색깔이 떠오르지 않으면 여러 번 회상하는 과정에서 상상과 추측을 통해 기억의 틈새를 채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실제 상대 운전자가 입었던 옷은 주황색이었지만, 빨간색으로 기억하게 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 최근에 죽을 뻔한 일이 있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몇 차례 교통사고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그 기억이 더욱 강화되면서 빨간색 옷에 그려진 무늬와 천의 질감까지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기억이 과거를 저장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려내는 게 상상인 셈이다. 인류가 다른 동물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화와 문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기억과 상상을 통한 ‘혁신 능력’ 덕분이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혁신 능력을 대체할 수 있을까. 현재의 AI는 불가능하지만, 미래에도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혁신 능력이 AI를 포함한 우리가 누리는 문명을 이룩한 것처럼 앞으로 어떤 미래를 설계해나가는 것도 인간의 혁신 능력에 달려 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AI가 창조적인 혁신을 이루는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도 있고, 우리를 완전히 대체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다. 저자는 최신 뇌 과학 연구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기억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혁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고민하게 된다.
“혁신이란 기존의 틀을 깨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떤 경험이나 지식이 혁신의 출발점이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안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듯, 창의성 또한 풍부한 재료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뛰어난 요리사라도 준비된 재료가 제한적이면 결과물 역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창의성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경험과 폭넓은 지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토대가 된다.”(212쪽)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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