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철학자 알렉스 카프가 꿈꾸는 기술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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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3인이 페이팔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이념적 대부 피터 틸, 우주 개척을 꿈꾸는 일론 머스크,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국가 시스템 개편을 추진하는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다.
현재 미국 국방부와 CIA 등과 협력하며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테러와 국제 분쟁을 분석 중인 카프는 AI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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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공화국 선언/알렉스 카프·니콜라스 자미스카/빅데이터닥터/지식노마드/2만6000원

2003년 피터 틸 등과 함께 팔란티어를 설립한 카프는 2004년부터 CEO를 맡아 시대의 총아가 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뉴햄프셔 외딴 헛간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태극권, 명상,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등 이색적인 생활 방식으로도 주목받는다. 정치적으로는 자신을 ‘사회주의자이자 진보주의자’로 규정하나 ‘워크(woke)’ 사상에 대해서는 미국과 기업의 리스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구의 힘과 질서를 중시하는 ‘테크노내셔널리즘’적 입장을 견지한다.
담대한 제목을 내건 신간은 카프와 함께 팔란티어를 이끄는 예일대·로스쿨 출신 기업업무책임자이자 법률고문 니콜라스 자미스카가 10년여에 걸쳐 미국의 비전과 당대 직면한 정치·문화적 도전에 대해 나눈 대화의 결과물이다.
미국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저자들은 그 중심에 기술이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야망을 품은 기술이 미국을 이끌어왔는데 그것이 무너지면서 서구 문명 전체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점점 내향적으로 변해 미국의 안보와 복지라는 더 큰 프로젝트가 아니라 좁은 영역의 소비자 제품 개발에만 에너지를 쏟게 됐다”고 질책한다. 과거에는 국방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던 실리콘밸리가 이제는 사진 앱이나 광고 알고리즘 같은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바뀌었다는 비판이다.
저자들은 이 변화가 단지 산업의 방향 문제만이 아니라, 서구 사회 전체의 문화적 쇠퇴와 깊이 연결돼 있다고 본다. 과거 미국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발전을 추구하는 나라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기술 산업은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기술은 더는 단순한 편리함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어야 한다. 특히 AI 같은 범용 기술과 기술 산업은 이제 국가의 바깥이 아니라 중심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 국방부와 CIA 등과 협력하며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테러와 국제 분쟁을 분석 중인 카프는 AI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핵무기가 전후 세계 질서를 재편했듯이 AI도 전략 자산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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