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끝 조국 출소…역대정부 '광복절 특사' 보니
대선 공약 무색하게 대기업 총수 사면한 朴
盧대통령도 '측근 사면' 비판 못 피해
특사남용법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서 좌절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새벽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역대 정부마다 특사가 주요 정치인, 재벌 총수 등 특권층을 위한 혜택이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만큼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견제하는 취지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건국 이래 특사 106차례…광복절 특사 '역대규모'는 盧정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총 25차례 특사를 실시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 18회, 김영삼 전 대통령 9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8회, 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 7회, 윤석열 전 대통령 5회, 문재인 전 대통령 4회, 박근혜 전 대통령 3회 실시했다.
규모가 가장 큰 광복절 특사는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실시됐다. 노 대통령은 생계형 범죄 중심의 일반 형사범, 공안사범∙선거사범, 모범 수형자, 노약자, 도로교통법상 벌점∙운전면허 관련 행정처분을 받은 사람 등 총 442만명에 대한 특사를 단행했다.
'특권층 위한 혜택' 비판 되풀이

역대 정부에서는 광복절∙석가탄신일 등 국가 기념일이나 월드컵 4강∙취임 1주년 등 일종의 콘셉트를 잡아 특사를 단행해왔다.
오랜 역사만큼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되풀이되는 논란거리다.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인정되지만, 주요 정치인, 재벌 총수 등 소수 특권층을 위한 특혜로 남용될 수 있어서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재벌 총수 사면이 줄줄이 단행됐다. 이 대통령은 2008년 광복절을 계기로 34만 명에 대한 특사를 실시했는데, 이들 가운데 경제인은 74명으로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포함됐다. 이듬해 연말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원포인트' 특사가 실시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과 2016년 광복절 특사를 통해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각각 사면했다. 당시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스스로 사실상 파기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취임 첫해인 2022년 광복절을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등 경제인 위주로 사면을 단행했다. 이듬해 광복절에는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등 정치인∙전직 고위공직자 등을 대거 사면했다.
노 전 대통령도 취임 3년째인 2006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최측근을 사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면심사 실질화∙중대범죄 제외 등 보완 필요
조국 전 대표 사면을 두고 야권에서는 곧바로 '대선 청구서'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애당초 여권에서도 정치적 역풍 등을 고려해 광복절 특사는 시기상조라는 이야기가 일부 나왔던 만큼, 사면권 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다른 요인을 통해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견제하거나 특사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사면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사면심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변경하고, 대통령∙국회∙헌법재판소 각각 3명을 추천해 사면심사위원을 임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면 심사 과정에서 사면심사위가 담당 재판부와 사건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헌정질서 파괴범죄, 전쟁범죄, 반인륜적 범죄, 테러 관련 범죄 등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연방헌법은 사면 대상에서 탄핵된 자는 제외하고 있으며, 프랑스 사면법에서는 전범, 반인륜적 범죄, 테러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박 의원은 "현행법에서는 사면, 감형, 복권의 근거와 절차만을 규정할 뿐 사면권 행사 시의 헌법적 기본질서 존중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헌법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중대범죄들에 대한 사면의 제한 역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남용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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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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