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키아 '세기의 낙서장' 펼친다
뜨겁고 열정적으로 내달렸던 여름이 가고, 조용한 사색이 필요한 가을이 오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이어졌던 발걸음을 아트를 중심으로 한 도시 속 사유의 공간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9월 초 열리는 프리즈-키아프 기간 동안 수많은 갤러리들이 저마다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고 일제히 포문을 여는 가운데, 동시대를 대표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의 대규모 개인전을 ‘꼭 봐야 할 전시 빅 4’로 추천한다.
![DDP에 전시될 바스키아의 작품 ‘Phooey’(1982). [사진 각 갤러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sunday/20250820094237307ktqi.jpg)
지하철 또는 거리 담벼락에 라커 스프레이로 장난치듯 그렸던 낙서를 예술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1세대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바스키아는 젊은 나이에 뉴욕의 컨템포러리 아트 씬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 인물이다. 대표작 ‘왕관(Crown, 1982)’처럼 그의 그림은 어린 아이가 낙서를 하듯 단순하고 거칠지만, 그 그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텍스트를 조합하고 또 화려한 색채를 이용하는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당시 뉴욕의 시대상과 함께 인종 차별주의와 부를 통한 계급주의 등을 비판했다. 그의 작품에 ‘비극과 유머가 존재한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아이티계 출신의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유색인종에 대한 사회의 차별적 시선을 느꼈고, 7살에 부모가 이혼하면서 수차례 가출을 반복했던 우울한 어린 시절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1980년 알게 된 앤디 워홀과의 교류로 접하게 된 화려한 부유층의 삶 또한 슬럼가 출신의 천재 아티스트가 감당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스키아는 1988년 27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사인은 헤로인 중독으로 알려졌다.
‘장 미셸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전에선 초기 작업부터 말년까지의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회화, 드로잉 70여 점과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바스키아의 노트북 페이지 160여 점 등 총 23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특히 9개국에 흩어져 있는 원화를 수집한 것이 눈에 띈다. 거칠고 즉흥적인 화풍과 상징적 아이콘이 응축된 ‘Portrait of A-One A.K.A. King, 1982’, 뉴욕 브로드웨이의 혼잡한 에너지와 자신의 급격한 성공을 화면에 담아낸 ‘Museum Security(Broadway Meltdown), 1983’, 독특한 실험 정신이 잘 드러난 ‘Phooey, 1982’ 등이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The Notebook, 1980-1987』은 바스키아의 창작 과정을 담은 노트로 8권 전량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선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가이드 내레이터를 맡아 특유의 감성적이고 따뜻한 목소리로 바스키아의 예술 세계를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바스키아 특별전 얼리버드 티켓은 3회에 걸쳐 오픈 된다(8월 13일~19일 35%할인, 8월 20일~31일 30% 할인, 9월 1일~22일 20% 할인). 놀(NOL) 티켓(구 인터파크 티켓), 네이버, 크림(KREAM), 카카오톡 예약하기, 예스24에서 구매할 수 있다. 티켓 정가는 2만4000원. 26일부터 중앙일보가 운영하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 멤버십 The Art’에 가입하면 구독권과 함께 바스키아 전시회 초대권 혜택이 기본 제공된다.
■ 장 미셸 바스키아

9월 23일~2026년 1월 31일
DDP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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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전
![리움미술관에서 전시될 이불 작품 ‘나의 거대서사: 바위에 흐느끼다...’(2005). [사진 각 갤러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sunday/20250820094237774ayxc.jpg)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이불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의 격동적인 사회·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는 실험적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린 이래 조각, 평면, 설치를 아우르며 예술, 사회, 역사와의 복합적 관계를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불: 1998년 이후’전은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작업의 흐름을 조망하는 자리로 ‘사이보그’ ‘아나그램’ ‘노래방 연작’ 등 대표적 초기작을 필두로 2005년부터 전개된 건축적 조각설치 연작 ‘몽그랑레시’의 주요 작품 일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또한 2010년대 이후 발전된 ‘취약할 의향’과 ‘퍼듀’ 연작, 작가의 상상과 창작 과정을 담은 드로잉과 모형, 그리고 가장 최근의 조각 작품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리움미술관과 홍콩 M+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M+ 전시로 이어지며, 27년 하반기까지 주요 해외 기관으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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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2026년 1월 4일
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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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곰리전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 전시될 안토니 곰리의 작품 ‘dwell_2022_002’. [사진 각 갤러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sunday/20250820094238271jpbf.jpg)
전시 명 ‘불가분적 관계’는 인간과 도시 간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의미한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UN은 이 수치가 2050년까지 70%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만큼 도시와 인간은 말 그대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간의 몸(신체)을 ‘장소’로 정의하는 작가는 신체를 조각의 출발점으로 삼아 감각과 인식이 발생하는 공간을 깊이 탐구해왔다. 특히 도심 속 개인을 ‘살아 있는 조각’으로 바라보며, 신체라는 공간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사유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화이트 큐브 서울에 전시될 안토니 곰리 작품의 ‘5190_swerve_iv_2024_006’. [사진 각 갤러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sunday/20250820094238521upfe.jpg)
화이트 큐브 서울에선 도시 안팎 공간을 가로지르며 신체와 호흡하는 주요 조각 시리즈 ‘Bunker’ ‘Beamer’ ‘Blockwork’에서 선별한 여섯 점이 전시된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선 수직·수평, 두 개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조각들과 신체를 통해 공간 인식 확장을 가능케 하는 조각 아홉 점과 다수의 드로잉을 선보인다.
■ 안토니 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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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큐브 서울 9월 2일~10월 18일
타데우스 로팍 서울 9월 2일~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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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부르주아전
![호암미술관에서 전시될 루이즈 부르주아 작품 ‘마망(엄마)’(1999). [사진 각 갤러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0/joongangsunday/20250820094239019bfif.jpg)
부르주아는 거대한 거미 조각 ‘마망(엄마)’으로 친숙한 작가다. ‘마망’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든 작품으로 어린 시절 실을 잣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거미는 알을 지키는 강한 모성애를 상징하는 한편, 가느다란 다리는 여성으로서의 불안하고 연약한 마음을 상징한다.
1911년 파리에서 태어난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와 지병을 앓는 어머니 때문에 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죽음 후, 그녀는 슬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미술을 공부했고 뉴욕으로 이주한 1940년대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선 유년기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출발점으로 조각,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과 욕망을 상징적인 언어로 조명해온 부르주아의 1940년대 초기 회화를 비롯해 ‘인물(Personages)’ 군상부터 대형 ‘밀실(Cells)’ 연작과 후기 섬유 작업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루이즈 부르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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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2026년 1월 4일
호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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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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