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업인, 과학기술자 혁신 몰두토록 지원”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2025. 8. 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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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서 취임 72일만에 임명식 개최
국민 대표 80명 각자 임명장 수여해
李 “대통령 임명 한없이 자랑스러워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 80주년인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에서 국민임명장을 전달받고 있다. 2025.08.15[이충우기자]
15일 광복절 저녁 8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국민 임명식’은 축제 분위기 속에 100여분 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72일 만에 열린 이날 행사는 약식으로 진행됐던 국회 선서식을 대체하는 사실상의 취임식이었다.

초대받은 정·재계 주요 인사와 일반 국민 1만명 외에도 행사장 바깥에는 많은 시민이 모여 임명식을 함께 했다. 가수 이은미와 이승환 등 친민주당 성향 아티스트들과 풍물패, 치어리딩팀 등의 공연이 이뤄졌고 화려한 드론 쇼로 여름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날 행사에는 전직 대통령 중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참석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함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등 5부 요인들도 참석한 가운데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던 조희대 대법원장도 자리해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다만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참하는 등 보수진영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여권 중심의 행사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항의 취지로 불참을 결정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사면과 지난 13일 민중기 특검팀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 대한 항의성 보이콧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친정부 성향인 민주노총도 국회가 아직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지 않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민노총은 대신 서울 용산역에서 자체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10대 그룹 총수들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과 관세협상 과정에서 재계 총수들과 여러 차례 만나며 소통했고,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도 여러 총수와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 대표 80인으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8.15 김호영기자
이 대통령은 국민대표 80인에게 임명장을 전달받은 뒤 감사 인사에서 “도전에 응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성장하여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오직 혁신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며 기업인들을 향해 별도 메시지를 냈다.

행사 무대는 광화문광장 중앙에 원형으로 설치됐다. 객석은 무대를 둘러싼 형태로 배치됐고, 무대와 객석 간 격차를 최대한 낮춰 수평적인 느낌을 구현했다. 또 대형 LED 화면을 곳곳에 설치해 통제구역 밖 시민들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주요 인사 좌석을 무대 주변에 배치하는 관행에서 탈피해 초청된 국민들도 무대 가까이 앉았다.

하이라이트는 사전 선발된 국민대표 80인이 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순서였다. 1945년생 광복둥이 목장균씨, 파독 간호사 석숙자씨, 대한민국 최초로 반도체 개발에 참여했던 이진안씨, 박항서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 나로호 개발에 참여했던 고정환 한국항공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유원 네이버 클라우드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이 무대에 올라 각자 직접 쓴 임명장을 미리 준비한 조형물 위에 올렸다. 이어 80인 대표로 이연수 NC AI부문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면서 “이 자랑스러움을 국민의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든 학교가 없어지지 않겠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바람, 우리 마을이 아이들로 넘쳐나면 좋겠다는 어르신들의 소망을 무겁게 받아안고 ‘함께 잘 사는 나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은 있어선 안 된다는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 임명식에서 흰색 넥타이를 맸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의 표상”이라고 설명했다.

광복 80주년인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주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현장에서 임명식을 지켜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행사 시작 전부터 시민들은 광화문 주변을 가득 메웠다.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은 가족들이 자리했고, 아이들의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끌고 들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와 응원봉, 바람개비를 든 시민들은 무대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며 임명식 시작을 기다렸다. 행사장에서 만난 임태순 씨(64)는 탄핵 국면에서 촛불을 들었던 경험을 떠올렸다. 전주에서 상경한 임씨는 “몇 달 전만 해도 걱정과 조급함으로 버스를 타고 광화문에 왔는데, 오늘은 축제 분위기”라며 “빛의 임명장 전달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에게 의무와 책임을 받겠다는 의중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분열을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를 기대했다. 경기 평택에서 온 조성찬 씨(62)는 “이재명 정부가 내건 ‘국민주권정부’라는 이름에 맞게,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변치 않아야 한다”고 했다. 경남 진주에서 올라온 구현정 씨(52)는 “새 정부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분열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생을 챙겨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대학생 최현석 씨(24)는 “젊은 세대가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취업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곤 씨(80)는 “국민이 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국민이 잘 살아야 나라가 강해지고, 국제사회에서도 당당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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