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코스에 울리는 매미 울음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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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휘저은 호우가 물러가자 매미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처럼 찾은 골프 코스에서 듣는 매미 울음소리는 거의 발악적으로 들린다.
7~17년을 기다려 온 짝짓기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산천이 떠나가라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짝을 부르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한밤중 주택가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는 70 데시벨 수준으로, 지하철 플랫폼으로 열차가 들어올 때 소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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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전국을 휘저은 호우가 물러가자 매미 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일상에 쫓겨 귀 기울이지 않던 매미 소리가 귓바퀴 안에서 파도친다. 모처럼 찾은 골프 코스에서 듣는 매미 울음소리는 거의 발악적으로 들린다.
우리나라에는 약 15종의 매미가 자생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약 3,000종이 넘는 매미가 있다고 한다. 매미의 수명은 땅속의 유충 시기와 땅 위 성충 시기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의 매미는 알에서 깨어난 뒤 3~7년 동안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낸다. 땅 위로 올라와 성충이 된 매미는 보통 1~3주, 길어야 4주 정도 살며 번식에 집중한다. 이 기간 짝짓기와 산란을 마치면 수명을 다한다.
우는 매미는 수컷이다. 주변의 암컷을 부르기 위해 가능한 한 데시벨을 높인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여기저기서 밤송이 떨어지듯 성충 매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매미가 생을 마감하는 소리다. 매미는 7년을 땅속에서 살고 땅에서 나와 7일을 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성충 기간이 2~3주로 좀 더 길다.
15일에서 20일을 살겠다고 땅속에서 무려 7년에서 17년을 기다려 왔다고 생각하면 격렬하게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7~17년을 기다려 온 짝짓기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산천이 떠나가라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짝을 부르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매미의 한자는 선(蟬)이다. 혼자 사는 곤충이란 뜻을 담고 있다. 중국 진나라의 시인 육운(陸雲)은 다섯 가지 덕목으로 매미를 칭송했다. 그 첫째 덕목이 文으로 곧게 뻗은 입이 선비의 갓끈을 닮아 文을 상징하고, 두 번째 덕목은 이슬과 수액만을 먹어 淸이다. 세 번째 덕목은 다른 곤충들처럼 인간의 농작물을 해치지 않는다고 廉, 네 번째 덕목은 살집조차 없어 나뭇가지나 줄기에 매달려 검소하게 산다고 儉, 다섯 번째 덕목은 허물을 벗고 죽을 때를 알고 지킨다 하여 信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쓰는 모자를 익선관(翼蟬冠)이라 한다. 모자 뒤쪽 머리 위로 날개 모양의 장식이 달려 있는데 이것이 바로 매미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이다. 만원권 지폐에 인쇄된 세종대왕의 초상에 나와 있는 바로 그 모자다. 육운이 칭송한 매미의 '오덕(五德)'을 본받고자 하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매미의 울음은 팀발(tymbal)이라는 특수기관에서 만들어진다. 팀발은 배 양옆에 있는 얇고 단단한 막으로, 일종의 생체 드럼이다. 배 안의 근육이 빠르게 움직여 진동을 일으켜 소리를 낸다. 한밤중 주택가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는 70 데시벨 수준으로, 지하철 플랫폼으로 열차가 들어올 때 소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골프 애호가의 귀에는 매미의 울음이 골퍼들의 간절한 소망을 부르짓는 것처럼 들린다. 매미가 7년을 땅속에서 기다리다 1~3주 만에 짝짓기와 산란을 해야 하는 필생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울림판이 터져라 울어제치는 것이나, 자신이 정한 목표(매번 그 목표는 변하기 마련이지만)을 달성하겠다고 폭염 아래 혀 빼물고 하얀 공을 쫓아다니는 골퍼들의 간절한 마음을 소리로 변환하면 매미 울음과 무엇이 다르랴.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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