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참배에 “깊은 실망과 유감”

곽희양·최경윤 기자 2025. 8. 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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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 발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 촉구”
농림수산상 참배 …이시바 총리 봉납
일본이 패전 80년을 맞은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 근처에 “일본은 침략·범죄 국가가 아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15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하고 정치인들이 참배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이재웅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 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지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양국 간 신뢰를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교토통신 등 일본 매체는 이날 차기 일본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참배는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이 출범한 이후 현직 각료로는 처음이다. 이날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전 자민당 정책조사회장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참배하지 않고 총리실을 통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했다. 그는 취임 이후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처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는 않고 공물이나 공물 대금을 봉납해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추도사에서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시바 총리는 도쿄 지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가 종전일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은 2012년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이후 13년 만이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는 ‘침략’이나 ‘가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식민 지배를 당한 이웃 나라를 반성 대상으로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다.

야스쿠니신사는 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가 신도(神道)의 중심이다. 과거 침략 전쟁 중에 전사한 군인들을 신으로 모시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했다. 2차 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은 “일본 지도층의 참배나 공물 납부는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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