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여운형 삶의 궤적 따라… 경기도박물관 광복 80주년 기념전

이시은 2025. 8. 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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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6일까지 ‘여운형-남북통일의 길’展
비장한 최후 떠올리게 하는 데드마스크
피격때 입은 혈의·조선건국동맹 성명서 등
분열과 혼란의 시대 연대의 가치 일깨워

여운형 데드마스크 /경기도박물관 제공

“혁명가는 침상에서 죽지 않는다”

남북 통일을 외쳤던 독립운동가 여운형이 남긴 말이다.

그는 길고 혹독했던 일제강점기에 교육과 선교, 언론, 외교, 체육 등 다채로운 불빛으로 조선 독립의 길을 밝혔다. 양평에서 태어나 청년기에는 신학을 익히며 계몽운동을 했고, 경술국치 후 중국으로 건너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에 힘을 보탰다. 해방된 뒤에는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좌우합작과 남북협력을 위해 힘썼지만, 1947년 열두번째 테러 끝에 서울에서 암살됐다.

여운형의 삶의 행적을 그려낸 특별전 ‘여운형-남북 통일의 길’이 경기도박물관에서 15일 열렸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도박물관 ‘광복80-合합’ 3부작 두번째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이소희 학예사는 “여운형은 일제강점기 중요한 정치인이지만 20여년전까지 공산주의자로 몰려 가족이나 지인이 유물을 갖고 있기가 힘들었다”면서 “너무 쉽게 잊혀지고 업적에 비해 지명도가 낮아 다시 한번 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여운형의 삶의 궤적에 따라 세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전시인만큼 수많은 위협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여운형의 모습을 통해 사회에 자리잡아야 할 ‘협력’과 ‘평화’의 가치를 생각게 한다.

경기도박물관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 전시 전경. 2025.8.1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1부인 ‘독립운동의 길’에서는 해방을 맞기 전까지 여운형의 삶을 다룬다. 전시실 입구에는 여운형의 생애 마지막 얼굴을 본뜬 데드마스크가 있다. 조선의 독립과 통일에 앞장서다가 비장한 최후를 맞은 여운형의 일생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여운형이 환갑 생일을 맞아 김진우가 그려 선물한 대나무 그림 병풍이 자리하고, 동학의 평등사상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는 집안에서 자란 여운형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개한 섹션도 있다.

여운형이 암살됐던 당시에 입었던 옷. /경기도박물관 제공


경기도박물관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 전시 전경. 2025.8.13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2부 ‘좌우합작의 길’에서는 해방기에 온건 좌파로서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역할을 했던 여운형의 정치적인 노력과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조망하고, 3부 ‘죽음에서 삶으로’에선 1947년 8월3일 운명을 달리한 여운형의 모습을 통해 분열과 혼란의 시대에 연대의 가치를 지키는 데 대한 중요성을 일깨운다.

2~3부 전시실에는 여운형이 미국 대통령 특사 크레인에게 독립 청원서를 보낸 사실과 신한청년당을 조직해 만주와 일본 등지에서 독립선언과 3·1운동의 불씨를 지폈던 경험, 조선 독립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과 협력한 것 등에 대한 역사적인 설명과 함께 당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이 여러개 있다.

전시에는 여운형이 피격 당할 때 입었던 혈의와 만장, 신한청년 창간호, 조선건국동맹 성명서를 비롯한 유물과 자료 100여점이 관객들을 맞는다.

전시는 10월26일까지.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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