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서 떨어졌지만 오히려 더 밝아진 한국 농구…조직력·외곽 화력으로 강호들 위협[FIBA 아시아컵]

박효재 기자 2025. 8. 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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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이현중이 14일 중국과의 FIBA 아시아컵 8강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FIBA 제공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FIBA 아시아컵 8강에서 중국에 71-79로 패해 대회를 마쳤지만, 대회 전반에 걸쳐 보여준 성장 요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귀화 선수 없이 참가한 한국이 높이 열세를 조직력과 외곽 화력으로 극복하며 강호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였고,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황금세대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중국에 8점 차 패배…마지막까지 추격전


한국은 14일 오후 8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8강전에서 중국의 리바운드 우세에 막혔다. 이현중(25·나가사키 벨카)이 22득점으로 분투했고, 하윤기(26·KT)가 15득점 9리바운드, 여준석(23·시애틀대)이 8득점 6리바운드를 올렸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1쿼터를 1점 차로 뒤지며 중국과 대등한 흐름을 만들었다. 하윤기의 자신감 넘치는 덩크와 이현중의 거침없는 3점슛으로 13-11 리드를 잡기도 했다. 4쿼터에는 한때 18점 차까지 벌어진 격차를 6점까지 따라붙으며 중국을 끝까지 위협했다.

다만 이날 3점슛 성공률이 12.5%(24개 시도 중 3개 성공)에 그쳤고, 리바운드에서 37-50으로 밀리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경기 종료 후 이현중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에이스 이현중에 유기상 3점슛 48.6% 폭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슈터 유기상. FIBA 제공


대회 전체를 통해 한국의 공격력은 인상적이었다. 이현중은 5경기 평균 19.8득점으로 팀 득점의 중심축 역할을 했고, 야투 성공률 41.7%로 안정감도 보였다.

유기상(24·LG)은 대회 최고의 발견이었다. 평균 14.0득점에 3점슛 성공률 48.6%를 기록하며 한국의 외곽 화력을 책임졌다. 야투 성공률도 49.0%에 달해 정확성과 폭발력을 동시에 갖춘 모습을 보였다. 경기당 26.1분을 소화하며 코트를 지배했다.

하윤기는 평균 9.2득점 5.6리바운드로 골밑에서 존재감을 과시했고, 여준석도 평균 9.8득점 5.0리바운드로 한국의 높이 열세를 메우는 데 기여했다. 팀 전체적으로는 경기당 평균 85.0득점에 야투 성공률 42.6%, 3점슛 성공률 32.3%를 기록하며 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레바논전 3점슛 22개 폭발…KOR든 스테이트 등장


한국이 보여준 진짜 성장은 대회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의 개막전부터 적극적인 경기를 펼쳤고, 직전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는 2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97-86 대승을 거뒀다.

특히 레바논전은 한국의 외곽 화력이 폭발한 경기였다. 조별리그 전체를 통해 한국은 빠른 템포의 공격과 속공 전개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경기당 18.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조직적인 공격을 구사했고, 카타르, 괌 등을 상대로도 실점을 억제하면서 다양한 전술적 완성도를 과시했다.

12명 전원 고른 활약…‘원 팀’ 조직력 돋보여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수층의 두께였다. 이현중을 중심으로 유기상, 하윤기, 여준석, 이우석(26·상무), 양준석(24·LG) 등이 골고루 출전 기회를 얻으며 활약했다. 괌전 MVP 문정현(24·KT)은 평균 6.8득점으로 안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우석과 양준석도 각각 평균 4.2득점, 4.8득점을 올리며 벤치에서 힘을 보탰다.

한국은 ‘원 팀 코리아’라는 슬로건 아래 단결된 조직력을 보여줬다. 귀화 선수 없이 참가했지만, 높이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치밀한 전술과 끈질긴 수비로 강호들을 위협했다. 경기당 평균 37.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전체가 골밑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6번째 아시아컵 김종규 “젊은 선수들, 아시아 최고 될 것”


김종규(34·정관장)는 6번째 아시아컵 출전으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평균 2.3득점 2.0리바운드로 기록상으로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경기당 8.9분 출전하며 중요한 순간마다 안정감을 제공했다.

FIBA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은 지금 세대교체 과정에 있다. 선수들은 젊지만 규율이 있고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 최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후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괌과의 8강 결정전에서 7득점 3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며 수비 진영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준호 감독 “아시아 정상권과 충분히 경쟁 가능”


안준호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아시아컵 레바논전에서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FIBA 홈페이지


안준호 감독은 중국전 패배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서 멈춘 게 뼈아프고 슬프다. 하지만 선수들이 주어진 미션대로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대회 전반을 통해 “아시아 정상권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속적인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한국은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유지했고,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다음 대회에서 더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비록 8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한국 남자농구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굳건한 팀워크, 조직적인 공격력으로 새로운 황금세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레바논 대회 이후 8년 만의 메달권 도전은 실패했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심어준 대회를 만들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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