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까지 위협한 폭파 장난…백화점 닫고 놀이공원 못 들어가
오픈 늦추고 영업 중단에 손실
공포심 조장 우려, 대비책 강조

백화점, 놀이공원을 향한 잇따른 폭파 협박으로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들은 폭발물 수색 작업 동안 영업을 멈추고 손님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겪었다. 어린이를 포함해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를 겨냥한 위협이라 장난이더라도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5일 신세계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 6일 신세계백화점(장소 명시 안 함), 11일 광주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 13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는 폭발물 설치 협박을 받았다. 온라인 게시판 글, 유튜브 영상 댓글, 팩스 등을 통해서다. 경찰은 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 장갑차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실제 폭발물이 발견된 곳은 하나도 없었으나 고객은 큰 불편을 겪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영업 시간 중에 폭발물을 찾느라 두 시간 넘게 통제하고 고객·직원 4,000여 명이 대피했다. 에버랜드는 놀이공원과 캐리비안베이를 포함해 낮 12시부터 네 시간 동안 고객 입장을 제한했다.
경제적 피해도 입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영업 중단 시간 동안 수억 원대의 매출 손실을 봤다. 다른 백화점에서도 이른 오전부터 수색 작업을 실시해 문 여는 시간이 늦어졌다. 에버랜드는 이미 들어온 입장객이 퇴장한 경우 재방문권을 증정하면서 비용을 치렀다.
"큰 인명 피해 의도, 죄질 무겁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쇼핑·놀이 공간에 대한 폭발물 설치 위협이 더 확산할까 걱정하고 있다. 이런 협박이 공포심을 조장해 백화점 등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에 위협이 몰린 백화점은 고객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 폭발물 테러 대비 대응책을 가동 중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폭발물 의심 물건 발견, 흉기·총기 난동 등 테러 위협에 대비한 4단계 경보 체계에 따라 이번 폭발물 사건에 대처했다. 롯데백화점도 폭발물 테러 협박·정보 입수, 폭발물 발견, 실제 폭발 등 3단계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폭발물 협박 글 이후에는 모든 점포에서 영업 전 매장, 화장실, 주차장 등에 방치된 가방, 박스 등 의심되는 물건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이 커질까 우려돼 안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며 "허위 신고는 재산 손해는 물론 경찰 행정력 낭비로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관련 기업들은 폭발물 설치 같은 협박을 뿌리뽑으려면 엄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록 장난일지라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놀이공원을 폭파하겠다는 건 큰 인명 피해를 주겠다는 뜻"이라며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의도까지 생각한다면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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