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8억년된 돌에서 방폐물 '보관' 안전성 연구…"최종처분장 속도"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종으로 18억년 전 선캄브리아시대에 만들어졌고 지하 660m 위치하고 있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부지로 적합하다."
원자력환경공단 부지선정위원회는 태백시 URL 후보 부지에서 현재까지 4차 시추를 마쳤다. 총 4개의 시추공을 뚫었고 4번 공에서 지하 660m 깊이에서 18억년 된 암석을 확인했다. 480m 부근에서는 고생대 암석, 300m 부근에서는 중생대 암석이 나왔다. 이후 지표 100m 깊이에서 다시 18억년 된 암석이 발견됐다. 역단층 구조다.
해당 부지는 URL 건설에 적합한 결정질암으로 구성돼 있다. 지표부터 지하 500m까지 단일한 결정질암이 이어지는 지역은 한반도에 없다.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URL 건설에는 시설이 설치될 지하 깊이에 일정 구간의 단일 결정질암이 있으면 된다. 지표부터 내려가며 퇴적암이나 화강암이 섞일 수 있지만, 시설이 위치하는 공간 주변은 결정질암으로 둘러싸여야 한다.
부지선정 과정에서도 URL 설치 지점으로부터 ±100m 범위 내 결정질암 확보가 핵심 기준이었다. 부지선정위원은 "URL 설치 공간에서 ±100m 범위의 결정질암 확보 여부가 평가 기준"이라며 "한반도 지질 상황을 반영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지를 종합 검토했다"고 말했다.
지진 안정성도 중요한 요소다. 태백 URL 부지는 1905년 계기지진 관측 이후 진도 4.0 이상의 지진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예산에는 단순한 공사비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예산도 포함됐다. 현재 2만t이 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 원전에 보관돼 있어, 안전한 저장 연구가 시급하다.
태백 URL은 2026년 착공해도 2032년에 완공된다. 이후 지하 500m 깊이에서 방폐물 안전성 연구가 시작된다. 그때까지 방폐물은 원전에 계속 쌓인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최종 처분장 부지를 정하고 그 안에 URL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경주 중·저준위 방폐물 사례처럼 부지 선정에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 태백 URL은 방폐물을 반입하지 않는 순수 연구시설이다. 주민 수용성과 연구 속도 면에서 유리하다.
최종 처분장 인력 양성 기능도 가능하다. 공단에 따르면 필요한 전문 인력은 266명인데, 2022년 말 기준 96명에 불과하다. URL 건설과 함께 인재 양성을 위한 예산과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태백시는 URL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 석탄 산업이 활발하던 시기 12만명이었던 인구가 3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재도 인구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 지원이 전혀 없는 URL 사업에 태백시가 뛰어든 이유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미래 먹거리다. 공사 기간 투입 인력에 따른 소비, 완공 후 상주 전문 인력의 경제 효과, 관광 자원 활용 가능성이 크다.

조 이사장은 지난 13일 태백시 인근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폐장 부지 적합성 조사 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9월 국무총리실 산하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고방위)가 출범하면 해당 내용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특별법은 올해 9월 본격 시행된다. 관련법에 따라 총리실 산하에 고방위가 설치되며 최종처분장 부지 선정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조 이사장은 "고준위 처분장 부지의 적합 기준을 세워 공개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조건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며 "속도를 내기 위해 부지 적합성 계획을 신속히 의결받고, 내년에 1차 부지 선정 작업을 시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또 태백시에 건설 예정인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세계 5위 원전 국가가 됐는데 사용후 핵연료 무려 국내에 2만톤(t)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고준위방폐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현재 수준이 선진국 기술 대비 50~60%로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URL 부지 선정 등과 관련한) 일부의 이의 제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2050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려면 그에 못지 않은 기술 개발이 중요하고 URL이 그 역할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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