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과제 세부계획 담긴 책자, 국정위 공개 직전 폐기
대통령실 vs 與·국정위 알력설도

이재명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위원회가 14일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위 안은 정부의 확정된 안이 아니다”라고 하고, 2000페이지에 달하는 세부 계획을 통째로 공개하지 않자 여권 내에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정위는 이날 해단식을 갖고 두 달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를 앞두고 전날 국민보고대회를 열어 새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초 국정위는 국민보고대회에서 123개 국정 과제에 대한 564개 세부 계획을 담은 자료집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130 페이지의 대외용 인쇄물 책자와 1800페이지짜리 이행계획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보고대회를 앞둔 지난 주말 대외용 책자를 파쇄하고, 내용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정치권과 정부 부처의 최대 관심 사안이었던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기능을 쪼개는 정부 조직 개편안도 빠졌다.
이런 결정은 대통령실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로 국정위로부터 향후 5년간 예산 210조원이 들어가는 최종 계획안을 보고받은 뒤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구체적인 예산, 숫자까지 공개되는 게 맞느냐’는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에서 “국정위의 기획안은 정부의 확정된 정책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한주 국정위 위원장도 해단식에서 “우리는 5년 동안의 설계도를 만들었다”며 “설계도로 집을 짓다 보면 조금씩 틀리기도, 어긋나기도 하지만 골격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변형될 수는 있어도 그 방향 그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국정위 발표에서 세부 실천 과제가 몽땅 빠지면서 국정위의 계획안은 사실상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반복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국정위 관계자들은 “두 달 동안 세부 계획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는데 황당하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세부 실천 과제 자체가 변경되거나 폐기된 것은 아니다”라며 “굳이 세부 과제에 대한 예산까지 공개하는 건 무리하다는 판단 때문에 보류한 것”이라고 했다.
여권 내 알력 다툼의 결과란 얘기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일단 대통령이 되면 기재부 등 엘리트 관료 집단에 둘러싸여 그들의 입장과 논리가 대통령에게 주입되게 된다”며 “이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국정위나 여당에서 그립을 잡으려 했는데 대통령실과 부딪힌 걸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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