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인 동원해 尹 투표한 통일교, 총선 앞두고 3만 명 조직적 지원 정황
2022년 11월 통일교 교인 집단 가입 정황 이어
2023년 2월엔 전당대회 특정 후보군 지지 정황
김건희 영장 '통일교 인적·물적 자원 지지' 적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가 2022년 대선에 이어 2024년 총선을 앞두고도 조직적으로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킨 뒤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동원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당원 명부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윤영호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통일교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던 교인 명부를 대조해 보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당원 명부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1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은 최소 3만 명의 통일교 교인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활동했다고 보고 전날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특검팀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방식을 통해 통일교 교인 명부가 국민의힘 당원 명부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로 13시간 만에 철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특검팀은 목숨 같은 500만 명에 이르는 전체 당원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연락처, 가입일시, 과거 당원 탈퇴 여부 등에 대한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고 반발했지만, 특검팀은 송 위원장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검팀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국민의힘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통일교 교인들의 '무더기 입당' 정황 외에도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동원된 흔적을 찾았기 때문이다. 윤씨가 전당대회 한 달 전인 2023년 2월 중순 건진법사 전성배(64)씨에게 "여사님께 전달해달라"며 보낸 문자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윤씨는 전씨에게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약속드린 대로 조직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통일교 교인들의) 개인 입당은 물론 대선처럼 조직(교회, 사단법인) 등도 비밀리에 협조하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윤씨의 요청에 대해 전씨는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문자가 실제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씨의 지휘로 통일교 혹은 통일교 관련 단체들이 동원됐고, 윤씨가 이런 노력을 김건희 여사에게 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윤씨가 '신규 입당원이 1만1,101명, 기존 당원이 2만1,250명' '중앙 차원에서 지침을 내렸다'고 강조한 지구별 책임자의 피드백까지 전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다. 윤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1지구(서울·인천) △2지구(경기·강원) △3지구(충청) △4지구(호남) △5지구(영남) 책임자의 피드백이라며 "수도권은 안(철수) 후보 쪽 인지도가 높다" "최고위원은 인지도가 낮아서 어려움이 있어 하부조직까지 조직적 활동이 필요할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 내용에 대해서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전씨에게 보낸 문자에는 특히 "김기현 의원은 우리 행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앙 오더니까 열심히 지지하고 활동하겠다"는 취지의 내용도 있었다. 앞서 2022년 11월 전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권성동 의원)"이라고 윤씨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2023년 1월 초 권 의원이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원 후보를 김기현 의원으로 바꾼 것이다.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김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됐다.
2023년 전당대회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통일교의 전방위 지원이 어느 정도 규모였는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나 국민의힘 측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는 향후 특검 수사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에 윤씨가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 등에게 '윤석열 정부가 가정연합 인사를 등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는 점을 적시했다. 정당법은 개인의 자유 의사에 반해 정당 가입을 강요당하면 안 되고, 경선 자유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법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221629000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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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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