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부터 MZ세대 인기 작가까지… 마카오는 지금 예술에 베팅 중

최보윤 기자 2025. 8. 1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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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회 맞은 ‘아트 마카오’… 예술·공연·전시 새 허브로

작아져버린 신을 구겨 신었는지, 뒤축이 접히고 다 해진 낡은 아이 신발은 갈색으로 변해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현대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태어나 가장 처음 신었던, 즉 걸음마를 뗄 무렵인 1882년 신었던 신발 한 짝이었다. 피카소의 어머니 마리아 피카소가 “(아들이) 자유와 세상을 발견한 순간의 상징”이라고 말했던 물건이었다.

마카오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에서 열리는 '피카소: 아름다움과 드라마' 전시 중 연인 프랑수아즈를 위한 석판화 '줄무늬 보디스를 입은 인물(1949)'. /SJM 리조트

평소 같으면 그가 태어난 스페인 말라가의 피카소 생가 박물관(Museo Casa Natal Picasso)에 전시됐을 물품. 하지만 유리장 안에 담겨 관람객을 반기는 장소는 마카오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리조트다.

‘피카소: 아름다움과 드라마(Picasso: Beauty and Drama)’란 제목의 이번 전시는 마카오특별행정부가 주관하는 ‘아트 마카오 : 마카오 국제 아트 비엔날레(이하 ‘아트 마카오’)’의 일환으로 기획된 특별전. 피카소 생가 박물관과 마카오 SJM 리조트의 공동 주최로 10월 2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피카소 생가 박물관 등에 소장된 1000여 점의 작품 중 ‘최상의 작품성을 바탕으로 위대한 아름다움이나 드라마틱한 요소를 지닌 작품’을 내세웠다. 그 중 9점은 유럽 외에선 처음 전시됐다.

피카소의 신발 같은 개인적이고 내밀한 물품부터 회화, 판화, 도자기, 원고, 삽화 등 피카소 원작 143점으로 구성됐다. 입장료 298 마카오 파타카(약 5만9500원·성인 기준)로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피카소 원작을 보기 위한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아트 마카오'의 특별전 '피카소: 아름다움과 드라마' 전시 중 '투우' 섹션에 선보인 'The Great Bullfight(1949)' /SJM 리조트

◊‘도박꾼 천국’에서 ‘예술 전시 허브’로

‘도박과 향락의 중심지’로 불리는 마카오가 ‘예술과 공연 전시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마카오 특별행정부와 마카오의 유명 카지노 리조트인 SJM·샌즈 차이나·윈·멜코·갤럭시 엔터테인먼트 등이 손잡고 선보이는 ‘아트 마카오’를 통해서다.

포르투갈 식민지에서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년을 맞아 지난 2019년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 4회째를 맞으며 마카오의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번 ‘아트 마카오’의 주요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피카소 전시만 해도 마카오 카지노 대부이자 전설적인 사업가로 불린 스탠리 호의 딸이자 SJM 리조트 전무이사 데이지 호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그녀는 “예술 활동을 통해 관광 부문을 강화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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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딸 팔로마를 담은 '인형과 함께 있는 팔로마(1952)'. /피카소 생가 박물관

마카오 관광청에 따르면 3회째인 지난 2023년, ‘아트 마카오’ 기간 동안 인구 71만의 마카오 현지를 찾은 관광객만 1600만명.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1억7000만명에게 도달했다고 집계했다. 마카오 행정부는 이를 통해 2023년 11월 관광산업을 필두로, 기술(테크), 건강과 웰빙, 금융, 문화·스포츠 전시 산업(mice)을 앞세우는 ‘1+4’ 전략을 발표했다. 그해 정부 발표에 따르면 네 가지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 총액은 약 390억 마카오 파타카(약 6조 7000억원·당시 환율로는 8조원)로 2019년에 비해 6.9% 증가했다. 반면 카지노 산업이 마카오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2%로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4%p 감소했다.

◊발닿는 거리 곳곳마다 예술로 물들다

올해는 ‘공공 미술’과 ‘지역 큐레이터 발굴’ 성격을 더욱 강화했다. 마카오 미술관에서 무료로 열리는 ‘메인 전시’를 비롯해, ‘공공미술전’ ‘특별전’ ‘지역 큐레이터 프로젝트’ 등 6개 섹션으로 나뉘어 도시 전역에서 30개 넘는 전시를 10월 말까지 선보인다.

9명의 유망 작가가 함께한 샌즈 차이나의 '도파민 : 행복의 원천' 전시 속 대형 설치물. /샌즈 차이나

그 대표적인 현장이 샌즈 차이나의 특별전인 ‘도파민: 행복의 원천’. 지난달 29일 찾았을 때 ‘물의 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에서 미국 인기 TV 시리즈 ‘세서미 스트리트’의 엘모, 버트, 어니, 빅버드, 그로버 등 TV 속 인형 캐릭터가 신화 속 신(神)의 모습으로 재해석돼 관람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국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 등을 통해서도 마니아 팬을 모은 미국의 현대 작가 조니 치트우드, 독학으로 미술을 배워 뉴욕 타임스·구글·LG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밀스타인, 만화와 그래픽을 섞어놓은 듯한 작품으로 MZ세대 인기 작가로 꼽히는 한국의 그라플렉스(신동진) 등 9명의 유명 작가 초청전이 열리고 있다.

샌즈 마카오의 그라플렉스 작품. 유럽풍 건물에 맞춰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 신화 속 인물로 재해석됐다. 그라플렉스 작가는 '버트'를 음악의 신 아폴론으로 승화했다. /샌즈 차이나

그 외에도 갤럭시 마카오에선 까르띠에 메종 등을 설계한 건축가이자 화가인 브루노 무이나르의 작품 300여 점이, 멜코에선 미국 텍사스 출신 유명 조각가 형제인 ‘하스 브러더스’의 ‘달빛’을 전시하고 있다.

멜코 리조트에서 선보이는 ‘하스 브러더스’의 황동 조각 ‘달빛’(Clair de Lune)/ 멜코 리조트&엔터테인먼트 그룹 제공

SJM 리조트 S.A.의 폴시아 렁(Leung)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브랜드 및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피카소 전시는 최근 10년간 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 중 가장 규모가 큰 전시회 중 하나이자 원작 중 많은 작품이 유럽을 벗어나 처음 공개됐다”면서 “특히 문화에 조예가 깊은 한국 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예술 애호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도시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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