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 도매물가 3년 만에 최대폭↑…9월 '매파적 인하' 가능성(종합)

김상윤 2025. 8. 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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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도매·소매 부문의 마진이 크게 뛰며,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수입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가격은 1.1% 올라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고, 이 중 도매·소매 마진은 2% 급등했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상품·서비스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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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가격 1.1% 급등…연준 금리 인하 결정에 변수
페드워치, 9월 금리인하 가능성 100%→94.5% 반영
뉴욕증시 3대지수 소폭 하락…2년물 국채금리 3.5bp↑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도매·소매 부문의 마진(판매가-매입가)이 크게 뛰며,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수입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14일(현지시간) 7월 PPI가 전월보다 0.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은 이후 최대폭이고, 다우존스 집계 전망치(0.2% 상승)를 크게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 오르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 물가목표를 크게 웃돌았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9% 올라 전망치(0.3%)를 웃돌았고, 여기에 무역서비스까지 제외한 지수는 0.6%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상승 압력은 주로 서비스 부문에서 나왔다. 서비스 가격은 1.1% 올라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을 기록했고, 이 중 기계·장비 도매 부문이 주도한 도매·소매 마진은 2% 급등했다. 기계·장비 도매 부문(3.8%)이 상승을 주도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0.4% 상승했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상품·서비스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가될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시장의 주목도가 낮지만, 생산·유통 단계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시차를 두고 CPI에 반영된다.

칼베이 인베스트먼트의 클라크 게라넨 수석시장전략가는 “PPI 강세와 CPI의 상대적 안정은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흡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기업들이 머지않아 방향을 틀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벤 에이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기업이 관세 부담 대부분을 흡수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마진이 압박받고 있다”며 “향후 수개월 내 소비자 가격 전가가 강화돼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다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관세가 하반기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그 영향이 일시적일지 장기적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CPI)는 관세의 전가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노동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며 다음 달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이번 PPI 급등이 일부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물가 재상승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주 초 CPI가 예상치 부합 수준으로 나오면서 시장은 9월 연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봤으나, PPI 발표 이후 9월 인하 가능성은 소폭 낮아졌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94.5%를 반영하고 있다. 전날 100% 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전날에는 0.5%인하 가능성도 5.7% 반영했지만 소멸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PPI 급등은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며,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않았더라도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는 불편한 뉴스”라며 “9월 인하 기대를 일부 되돌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정책 변경에 대한 연준의 ‘관망(wait-and-see)’ 기조를 강하게 뒷받침한다”며 “관세 부담을 도매·소매·재판매업자가 얼마나 흡수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이번 PPI가 9월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지만, 시장 반응으로 볼 때 문이 좁아졌다”고 평가했다. 맥쿼리그룹의 티에리 위즈먼은 “연준이 비둘기파적 인하보다 ‘매파적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는 PPI의 일부 항목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반영된다. 이번 보고서에서 의료서비스는 부진했지만, 항공 여객서비스 가격(1%)과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 수수료(5.4%)는 크게 뛰었다. 증시 상승이 포트폴리오 관리비용 상승을 이끌었다.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뉴욕증시 3대지수는 0.4~0.5% 가량 하락하고 있다. 국채금리도 소폭 오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2bp, 2년물 국채금리는 3.3bp 상승 중이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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