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학문의 시대를 꿈꾼다 [이지영의K컬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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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한국학'이라고 하면 아직도 케이팝, 김치, 한복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어떤 경우에는 외국 대학의 한국학과가 한국문화원처럼 '국가 홍보 창구'로만 인식되기도 한다.
여전히 '학생 수'나 '학과 규모'로 해외 한국학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선이 많지만, 이런 단계에서 벗어날 때다.
이러한 한국학의 학문적 성장은 단순히 '한국학과'라는 전공 분야의 확장에 머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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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10여 년 전 베를린자유대학에 한국학과를 창설하며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 교육과 연구를 전면에 세웠다. 그는 “한국학과를 홍보원 양성소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라고 단언한다. 학생들은 한국어로 수업을 듣고, 남북한을 동시에 분석하며, 판문점 방문과 전통 사찰 체험을 통해 현장에서 한국 사회의 복합성을 체득한다. 이는 케이팝과 드라마를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세계 학계와 대화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내부의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 여전히 ‘학생 수’나 ‘학과 규모’로 해외 한국학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선이 많지만, 이런 단계에서 벗어날 때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 곧 연구의 깊이와 학문적 기여다. 이 교수는 “이제는 질적인 도약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단기적 지표보다 학문적 완성도를 우선시한다. 해외 한국학은 한국 사회·문화·정치의 복합적 현상을 탐구하고 이를 국제 학문 담론 속에 위치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한국학의 학문적 성장은 단순히 ‘한국학과’라는 전공 분야의 확장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지식과 사유가 서구 사상의 부속물이 아니라, 독자적 학문적 가치와 보편성을 지닌 사상 체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나아가 이는 세계와 지적으로 대화하는 방식의 전환이자 ‘한국발’ 사유가 세계 학문 지형을 재편할 가능성을 여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해외 한국학의 미래는 K컬처의 인기 위에 안주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으로 ‘K학문’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달려 있다. 대중문화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왔다면 이제는 한국의 학문과 사상이 그 지적 호기심을 이어받아 더 깊은 세계적 담론의 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가 한국을 소비하는 시대를 넘어 세계가 한국과 함께 사유하는 K학문의 시대를 여는 꿈 역시 언젠가 현실화될 것이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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