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채 상병 순직 두 달도 안 돼서…600억짜리 지으려다 '2천억 호텔' 받은 해병대

김민관 기자 2025. 8. 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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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병대가 애초에 구상했던 건 600억원짜리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국회에 보고된 용역보고서엔 2028년 완공이라는 청사진까지 담겼습니다. 그런데 전혀 무관한 밀리토피아 운영권이 해병대에 주어졌고, 그 결정은 채 상병 순직 후 채 2달도 걸리지 않아 이뤄졌습니다.

이어서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해병대가 작성한 신축 회관 용역보고서입니다.

640억원을 들여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객실 40여 개 규모 회관을 짓고자 했습니다.

보고서에는 '경제성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202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로드맵도 담겨 있습니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2023년 3월.

그런데 채상병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 약 한 달 뒤인 9월, 신축 계획은 모두 사라지고, 대신 밀리토피아 호텔의 운영권을 해병대에 넘긴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밀리토피아의 경제적 가치는 약 2000억 원, 객실 규모는 150여 개입니다.

해병대 계획보다 경제적 가치와 규모 면에서 3배가 넘는 건물을 선물받은 셈입니다.

그 뒤로 작업은 일사천리로 이뤄져 이듬해 4월 해병대 이름을 건 '밀리토피아 바이 마린'이 개관합니다.

당시 해병대 안팎에서도 의아한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해병대 고위 간부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미 준비가 진행됐던 신길동 부지 대신 전혀 검토가 안 됐던 밀리토피아를 넘겨받겠다고 해 내부적으로 당황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군 간부 역시 "당시 채 상병 순직사건 이후 사기가 떨어진 해병대를 위해 무리한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해병대가 여러 가지 외압 의혹을 덮거나 축소하는데 협조한 하나의 대가 또는 그런 것을 해줬으니 불만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무마용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는 겁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신승규 김진광 영상편집 박선호 영상디자인 한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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