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안전 로드맵' 만든다더니 2년째 무소식…"컨트롤 타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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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설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려고 '건설 안전 로드맵(이행안) 연구'를 수행했지만 계획 수립은 슬그머니 미뤄졌고 제안된 과제 상당수가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3년 건설 안전 로드맵 수립을 목표로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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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마다 단기 대책 발표 급해
"현장 감독권 4개 부처에 분산 문제"

정부가 건설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려고 ‘건설 안전 로드맵(이행안) 연구’를 수행했지만 계획 수립은 슬그머니 미뤄졌고 제안된 과제 상당수가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뿔뿔이 흩어진 안전 감독권부터 한데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3년 건설 안전 로드맵 수립을 목표로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용역 보고서에서 국토부가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단기 대책을 내놓기에 급했다고 진단하고 정부 차원에서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한 정책 세부 과제 24개를 제시하고 산학연 전문가 17명의 평가를 거쳐 최우선 추진 과제 7개도 선정했다.
그러나 최우선 과제 상당수가 업계로부터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거나 세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예컨대 안전 서류 간소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선정됐지만 현장에서는 지금도 서류를 만드느라 현장을 둘러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대한건설협회 등이 지난해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건설 현장마다 연간 평균 8.3회의 감독기관 점검을 받았고 이때 제출 자료가 대부분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비용과 관련된 문제는 실현이 난망하다. 현장에서 안전관리계획을 이행할 때 사용하는 안전관리비를 요율화(공사비 일정 비율 계상)하자는 제안이 대표적이다. 건설기술진흥법상 7개 항목 중 6개가 여전히 실비를 일일이 따져 발주자가 가산한다. 시공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비용을 발주자가 깎는 경우가 흔하다. 공공사업만이라도 근로자재해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자는 제안 역시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해 실현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민간 제안을 그대로 정책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상당수 개선안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수습책으로 2023년 내놨던 ‘건설 카르텔(담합) 혁파 방안’이나 올해 입법을 준비한 건설안전특별법에 일부 과제가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학계에서는 일관된 안전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큰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현재 최소 4개 부처로 나뉜 감독권 일원화도 시급하다. 근로자 안전은 고용노동부, 화재 예방은 소방청, 구조물 안전은 국토부, 자연 재해는 행정안전부가 맡는 식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법령과 감독기관이 쪼개져 현장에서는 누가 무엇을 감독하는지 구분하기도 어렵고 점검에 대응하느라 바쁘다”며 “건설안전특별법이 발주처 책임 강화 등 다른 법보다 진일보한 면이 있지만 이대로는 제도만 복잡해질 공산이 크다”고 꼬집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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