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공임대라 안심했는데 날벼락”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잇달아 가압류[부동산360]

정주원 2025. 8. 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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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 청년안심주택 ‘코브’ 50여가구·21억원 가압류
서울시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 구조적 취약성 드러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청년안심주택 ‘COVE’. [네이버 거리뷰 캡처]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청년안심주택 ‘코브’ 입주민들이 대규모 가압류 사태로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해 ‘잠실센트럴파크’ 강제경매 사례에 이어서 또다시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인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다.

14일 본지의 취재 결과 코브 세입자 중 일부는 계약 당시 의무 사항인 보증보험 가입이 지연되는 가운데, 현재 임대인의 개인 채무로 전체 20층 중 4층부터 6층까지 약 30가구가 가압류에 걸린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세입자는 조기 퇴실을 요청했지만, 임대인 측이 ‘무기한 대기’를 요구하며 갈등은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입주민이 등기부 떼며 가압류 확인

입주민들에 따르면 첫 가압류는 지난 7월 24일 4억4000만원 규모로 시작됐고, 이달 6일 6억원이 추가되는 등 잇따라 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민 A씨는 “가압류 확인은 8월 들어 입주민 회의를 통해 시작됐다”며 “중도 퇴실하는 입주민들에게 보증금 반환 관련해서 기다리라는 임대인 말을 듣고 수상쩍어 등기부를 떼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청년안심주택의 임대인은 개인 공동명의 소유로 지분은 5대5, 이 중 한 명이 가압류를 당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압류를 당한 임대인이 변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며, 8월 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시에 밝히고 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가압류 금액은 약 21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계약서에는 ‘보증보험 미가입 시 계약 파기’ 조항이 명시돼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최초 가입 신청은 선순위 채권이 60%를 초과해 반려됐고, 올해 6월 재접수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 임대인 측 설명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신청은 전세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이므로, 첫 계약일로부터 2년 전세 계약의 1년이 지나기 전에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이곳의 첫 계약자는 지난해 9월 2일 계약했다. 임대인은 올해 9월 2일 이전까지 보증보험 가입을 완료하겠다고 서명했지만, 입주민은 기한 내 가입이 불가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작구 과태료 부과…서울시 사업자 지원방안 검토 중

입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현재까지 이뤄진 행정조치는 동작구가 보증금 미납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고, 서울시가 “코로나19 시기 금리 인상과 공사비 상승으로 악화한 사업 여건을 고려해 사업자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발생한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안심주택 강제경매 사례와 닮았다. 당시에도 보증보험 미가입으로 134가구가 총 239억원의 보증금 반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서울시가 만 19~39세 대학생·청년·신혼부부 무주택자에게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인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운영하는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사업자가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혼합돼 있는데, 이중 민간임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코브의 경우도 공공임대는 20여가구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이다.

문제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9조 1항은 임대 사업자에게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임대 사업자의 근저당·체납·제출 서류 누락 등으로 가입 신청이 반려돼 미가입 사례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보증보험 미가입 청년안심주택은 서울 내에 15개 단지, 총 3166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주택 이름 붙었지만 사업 주체 민간…보증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전문가들은 이번 사당 코브 사례가 청년안심주택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경고등’이라고 입을 모으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공이 주도해야 할 사업에 공공기관이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민간에 맡기고 용적률 특혜를 부여하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며 “민간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취지와 어긋날 수밖에 없다. 서울시나 SH가 전부 주도하거나, 아니면 아예 민간에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으로 정리돼야 보증보험 미가입 등 혼선이 줄어든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 교수는 “서울시가 안심주택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업 주체는 민간”이라며“시행사가 부실화되면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고 지적했다.

이어 “안심주택이라면 공급 이후에도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하지만 현재는 공급에만 관여하고 이후에는 손을 떼고 있다”며 “사업자가 추가 대출을 받거나 위험한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임차인 보증금 확보 방안·임차인 보호 대책 등 현재 없는 제도를 새로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현재 실행력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시의회와 협의하며 제도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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