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5명에 30억 주면 병원 적자”문 닫는 응급실…일상된 '응급실 뺑뺑이'
배승주 기자 2025. 8. 14. 17:16

“응급실 의사 1명당 연봉 6억 원씩 5명에 총 30억 원을 달라고 합니다. 응급실을 운영하면 결국 병원은 적자를 면치 못합니다. 응급실 문을 닫아야죠.”
경남 밀양시 유일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이던 밀양윤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면서 최근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됐습니다. 경남지역 18개 시군 가운데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곳은 함안, 하동에 이어 밀양까지 3곳으로 늘었습니다.
밀양 시민들은 인구 10만이 깨지니 응급실마저 사라졌다며 안타까움과 불안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 양산, 창원, 부산까지 가야 할 판입니다.
밀양윤병원측도 답답하다는 입장입니다.
“응급실을 운영하는 데 꼭 필요한 의사가 5명인데 지난달까지 3명으로 어떻게든 버텼지만 최근 한꺼번에 3명 모두 그만뒀습니다.”
병원 측은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의사 3명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5명이 한 팀인 의사들과 접촉했는데 의사 1명당 6억 원씩 인건비만 3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응급실 적자는 지난해에만 13억 원에 달했습니다. 밀양윤병원에는 응급실 운영비로 보건복지부와 시도에서 7억 원을 넘게 지원합니다. 경남에서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우리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로 오전에는 정신없을 정도입니다. 190개 입원실은 80% 이상 찰 정도로 지역에선 나름 환자가 많은 병원에 속합니다. 지원금이 나오고 병원에 환자들로 붐벼도 의사 5명을 고용하고 응급실을 운영하면 병원은 한순간에 적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우리로서도 병원 생존을 위해 내린 결단입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함안군의 경우 야간 당직 의료기관이 2곳 있지만, 응급환자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곳은 없습니다. 함안 지역 병원들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지역응급의료기관 운영을 꺼리고 있습니다. 하동군에도 당초 지역응급의료기관에 새하동병원이 있었으나, 2021년 운영을 중단하고 휴업에 들어갔다가 끝내 폐업했습니다. 지난해 9월 하동한국병원이 이어서 개업했으나 지난달 경영 악화로 폐업했습니다.

경남에선 남해, 산청, 함양, 거창, 합천, 고성, 창녕, 의령까지 군 단위 8곳과 시 단위에는 통영에 응급의료기관이 딱 1곳만 있습니다. 이들 병원 역시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사실상 농어촌 지역에선 응급실이 없거나 있어도 언제든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의사들의 지역 근무 기피 현상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 농어촌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지역에선 구인난과 경영 적자의 문제가 반복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입니다.
그 결과 지역에선 소위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됐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병원까지 두 시간 넘게 이송한 환자 수는 지난 2023년 상반기 1656건에서 올해 상반기 3877건으로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의료계 안팎에선 현재의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취재: 배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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