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치기 나선 김해 민주당 “풍유물류단지 용역 요식행위"
“용역 전 이미 아파트개발 변경 시도"
"용역 후 결정"홍 시장 해명과 배치
김해시 "의혹 자체 처음 인지" 난색

경남 김해시가 풍유일반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전으로 요동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열흘 만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홍태용 김해시장이 풍유물류단지 사업을 도시개발사업으로 변경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2023년 5월 경남도 물류정책위원회 최종의결이 있던 날, 홍 시장은 담당 과장에게 일명 ‘쪽지’라 불리는 민간의 도시개발사업 제안서를 위원들에게 제출하라고 지시했다”며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주장은 김 의원과 야당 시의원들이 제기한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한 홍 시장의 해명과 정면 배치된다. 지난 5일 홍 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2023년 8~11월 ‘풍유동 일원 적정 개발 방안 조사·분석 용역’을 통해 물류단지보다 주거·의료 복합개발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와 사업을 변경하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의 주장은 홍 시장과 김해시가 용역을 시행하기도 전에 이미 결론을 내놓고 용역을 요식 행위 삼았다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앞서 언급한 담당 과장이 ‘쪽지’를 경남도 물류정책위원회에 전달하기를 거부하자 같은 해 다른 부서로 좌천됐다고 폭로했다. 새로 부임한 과장이 해당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사실상 완료된 물류단지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공문을 경남도에 보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홍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물류단지 계획 변경과 관련해 외압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변명과 회피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업시행자에게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 ‘계약금을 줄 테니 사업을 포기하라’는 취지의 부당한 개입을 한 적이 정말로 없느냐”며 “그런 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누군지 모른다는 뜻인지 홍 시장은 답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에서는 풍유물류단지 사업을 놓고 여야 정치인이 한 달 내내 날 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김 의원이 비리 의혹을 제기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음 날 홍 시장의 해명, 11일 김 의원 주장에 대한 국민의힘 시의원 반박, 14일 김 의원의 ‘쪽지 전달’ 폭로까지 무려 4차례의 릴레이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 국힘 시의원들을 상대로 김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나를 고발하라”며 “감시·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할 의원들이 홍 시장의 정치적 방패막이가 된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난했다.
여야 간 난타전 사이에 낀 김해시는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 자체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해시 도시관리국 관계자는 “김 의원이 주장한 내용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인지해 아직 어떤 답변을 내놓기가 어렵다. 향후 내부 검토를 거쳐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