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볕 들까?…삼성 기술 훔쳐 장사한 중국 BOE, 미국서 퇴출

중국 BOE는 다양한 방식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빼냈다. 전·현직 직원들을 고용하고, 장비 제조사에도 접근했다. BOE가 영업비밀 침해로 미국 시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면서 값싼 중국산 OLED에 고전했던 국내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해당 직원들은 회사와 비밀유지계약(NDA)에 서명했음에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했던 업무와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OLED 관련 업무를 BOE에서 수행했다. 일부 기술 설계팀을 총괄했던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BOE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장비를 공급한 업체를 표적으로 삼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일부 회사는 별도 법인까지 만들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제조라인에 설치된 장비와 유사한 장비를 BOE에 공급했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와 '위챗'을 통해 일부 공정의 정보와 발주 사양 등의 비밀 데이터를 얻어 내기도 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됐다. 2021년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고객사 A사에 접근해 더 낮은 가격으로 OLED를 공급하겠다고 제시했고, 이후 A사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새로운 가격 정책을 통보했다. 이전에는 A사가 필요한 수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제시하고, 합의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BOE가 접근한 후 A사는 이전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가격에 맞추지 못하면 '발주가 없을 수 있다'고 압박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BOE는 이후 더 공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했고, A사의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BOE로 지속해서 이동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승소가 확정될 경우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입지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경쟁 심화로 LCD(액정표시장치) 제조를 포기하고 OLED 생산에 집중 중이다.
특히 BOE의 미국 시장 진입 제한으로 북미 시장의 점유율 상승과 가격 인하 압박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BOE가 잠식한 애플의 아이폰 OLED 공급도 물량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차량, IT용 OELD 시장 점유율 증가도 예상된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향후 BOE는 미국 기업 대상 영업 활동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BOE가 애플, HP, 델(DELL) 등 미국업체와 협업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교섭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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