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여정 남북관계 개선 “허망한 개꿈” 반응에 “긴 호흡으로 접근”

이제훈 기자 2025. 8. 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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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미국의 충성스러운 하수인이고 충실한 동맹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이 결론적인 입장과 견해는 앞으로 우리 헌법에 고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앞으로 우리의 헌법에 고착될 것"이라는 표현에 비춰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대회 뒤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국 관계' 헌법 명기를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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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두 국가관계’ 헌법 미반영 첫 공개 언급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미국의 충성스러운 하수인이고 충실한 동맹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이 결론적인 입장과 견해는 앞으로 우리 헌법에 고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에 불과하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남쪽을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이자 “세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 규정하며 “우리(북)의 인식 변화를 기대하거나 점치는 건 사막에서 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곤 남북관계 개선 기대는 “허망한 ‘개꿈’”이라고 폄훼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남부국경선에 배치한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다”며 북쪽의 ‘대남 확성기 일부 철거 동향 식별’이라는 지난 9일 합동참모본부(합참)의 발표를 겨냥해 “너절한 기만극”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기도 한다”며 기존 정보판단을 “유지한다”고 반박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미국 쪽에 북쪽 의견을 전해달라 했을 수 있다는 남쪽 언론 보도를 겨냥해 “억측”이자 “허황한 꿈”이라 비난했다. 이어 “조미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 관계가 정책에 반영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담화는 김 부부장이 지난 7월28일자로 각각 발표한 대남·대미 담화의 전략적 기조와 다르지 않다. 문제는 담화 발표의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15일), 미-러 정상회담(15일 알래스카), 한-미 연합군사연습(UFC, 18~28일), 한-미 정상회담(25일 워싱턴) 등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끼칠 중요 일정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북쪽의 공식 방침을 거듭 강조한 압박용 담화로 읽힌다. 북쪽 당국은 이번 담화를 ‘인민 필독 매체’인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일단은 ‘외교적 신호’ 발신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눈길을 쓰는 ‘새로운 사실’은 김정은 위원장이 2024년 1월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공개 지시한 ‘적대적 두 국가관계’ 헌법 명기 작업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음을 처음 공개적으로 내비쳤다는 것이다. 두 갈래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앞으로 우리의 헌법에 고착될 것”이라는 표현에 비춰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노동당 9차 대회 뒤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국 관계’ 헌법 명기를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헌법 미반영’을 굳이 언급한 대목에 주목한다면 앞으로 남북관계가 ‘적대성 완화’로 나아갈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통일부는 “의연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정부는 남북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상화’, ‘안정화’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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