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탄광도시 태백, ‘바람과 나무’ 활용한 청정에너지 생산기지로

태백=안소영 기자 2025. 8. 1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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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강원도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태백시는 지난해 폐쇄된 장성광업소 부지를 메탄올 생산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날 장성광업소에서 만난 이응오 태백시 탄소중립과장은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국제해사기구(IMO)도 대형 컨테이너선박 연료를 메탄올과 같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며 "장성광업소 부지에서 메탄올을 생산하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다른 폐광으로 시설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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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태백 가덕산 풍력단지
주민 참여형 구조로 주민 호응 잇따라
폐광 장성광업소는 청정 메탄올 생산단지로
버려진 석탄경석도 자원화 시도
강원도 태백시의 가덕산 풍력단지/안소영 기자

지난 13일 오전 강원도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궂은 날씨지만 해발 1200m의 능선 위에서 바람개비같이 생긴 대형 풍력발전기 17기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높이가 180m에 달하는 이 풍력발전기들은 매년 16만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4인 가구 약 4만300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강원도 전체 풍력발전 전력 생산량의 약 17.2%에 해당한다. 태백시는 현재 3단계 사업으로 풍력발전기 5기(31MW)의 추가 설치를 추진 중이다. 준공되면 총 설비용량이 100MW에 달하는 대규모 풍력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강원도 태백시의 풍력발전기와 발전소./ 안소영 기자

대규모 풍력단지는 그동안 소음과 경관·환경 훼손 문제로 지역의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가덕산 풍력발전단지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었다. 태백시와 강원도가 공동 출자해 조성한 국내 최초의 주민참여형 풍력단지로, 주민들과 직접 이익을 나누기 때문이다.

최명섭 태백가덕산풍력발전 경영기획부장은 “마을기업이 채권 형태로 투자했고, 매년 투자금액의 10%를 수익으로 받는다”면서 “지역 환원 사업도 많아 주민들이 3단계 사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금은 태백의 학생들을 위해 쓸 예정”이라면서 “1인당 초등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총 1억3000만원이 지원된다”고 덧붙였다.

태백시는 과거 국내 최대 탄광 ‘장성광업소’를 비롯해 340여 개 탄광이 운영되던 대표적인 탄광 도시였다. 산업 구조 변화와 환경 문제로 모든 탄광이 문을 닫자 한때 10만 명을 넘었던 인구는 현재 3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인구 소멸’을 겪는 지역 중 하나다. 풍력발전기가 광업을 대체할 지역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장성광업소는 88년의 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6월 문을 닫았지만 여전히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갱내에 물이 차는 것을 막고자 배수펌프를 가동하는 인원만 남아있지만, 인부들이 타고 다녔던 트로이카나, 석탄을 캐는 데 쓰는 도끼, 톱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안소영 기자

풍력발전사업만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태백시는 지난해 폐쇄된 장성광업소 부지를 메탄올 생산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삼척시·영월군·정선군과 협력해 원목을 가공하고,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 바이오매스에서 수소와 탄소를 추출해 청정 메탄올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예타를 통과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장성광업소 부지에서 2027년 연간 2만2000톤(t)의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백시는 2030년까지 연간 10만t으로 생산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날 장성광업소에서 만난 이응오 태백시 탄소중립과장은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국제해사기구(IMO)도 대형 컨테이너선박 연료를 메탄올과 같은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며 “장성광업소 부지에서 메탄올을 생산하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다른 폐광으로 시설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시는 이외에도 버려지던 석탄 경석을 세라믹 원료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원료는 친환경 벽돌·무기 단열재 등에 쓸 수 있다. 김학조 태백시 국가정책추진실장은 “석탄 경석 활용에 따른 직·간접 경제 효과는 3000억 원 이상”이라며 “대체 산업을 안착시키기 위해 ‘육지 속 섬’이라 불리는 태백의 교통망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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