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계약 중 1위만 두 번? 뜨거워질 염경엽 거취, ‘감독의 무덤’ LG에서 살아남을까

김태우 기자 2025. 8. 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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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와 3년 계약을 한 염경엽 감독은 재임 기간 중 성공적인 시기를 이어 가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성공한 감독이자, 성공한 단장이었던 염경엽 LG 감독은 SK 감독 시절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 2019년 부임 후 승승장구하다 시즌 막판 두산에 1위를 내준 것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커다란 ‘역전 1위’의 사례로 남았다. 당한 팀과 사람의 마음이 쓰라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키움에 업셋을 당했다.

2020년에는 팀 초반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건강 이슈까지 불거지며 결국 시즌 끝까지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더그아웃을 지킬 건강이 없는데, 팀을 이끌 수는 없었다. 그간의 실적이 있기에 방송사나 KBO 등 이곳저곳 불러주는 곳은 많았지만 감독직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었다. 염 감독은 야인 시절 “내가 교만했었다. 쉬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염 감독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을 잡으면서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유능한 감독으로 부활하느냐, 한계가 명확한 감독으로 낙인이 찍히느냐의 갈림길이었다. 그런 염 감독은 2023년 LG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29년 묵은 팀의 한을 풀어낸 주인공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 당시 신들린 불펜 운영으로 역전승을 만들어낸 것은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지워내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그치며 위기도 있었다. 우승 팀에게 기대되는 것은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인데, 그것에는 못 미쳤다. 엔트리 운영이나 기동력 야구에 대한 비판이 커졌던 시기다. 한편으로는 주축 베테랑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어쩌면 2023년과 2024년 운영의 지론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감독은 성적으로 평가받는 자리였다. 염 감독은 “성적을 못 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 야인 시절 많은 반성을 했다는 염경엽 감독은 LG 부임 이후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곽혜미 기자

2023년 우승 감독이었지만 구단의 재계약 제안은 없었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에 들어서며 오히려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염 감독은 재계약에 대한 의식을 끊고,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아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어린 선수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원래 1군 감독의 임무만이 아닌, 팀 전체와 미래까지 내다본 ‘관리’에 장점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었지만 올해는 유독 더 미래 자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렇다면 그 출사표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성적표는 1위다. 시즌 초반 기막힌 연승 행진에서 2위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후반기 들어 대단한 기세를 만들어내며 한화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았다. 13일 현재 2위 한화에 1.5경기 앞선 1위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 기세라면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육성도 많은 젊은 선수들이 전면에 들어서며 미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확실히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었다. 돌이켜보면 홍창기 등 숱한 부상 공백 탓에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릴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팀 구성원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되며 위기를 슬기롭게 메워갈 수 있었다. 여기에 전반기 부진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팀 경기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 올 시즌 다시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LG와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염 감독은 최근 후반기 질주에 대해 “감독은 잘 못했다”고 웃으며 인정한다. 대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고, 프런트가 너무나도 훌륭하게 현장을 뒷받침해줬다고 진심으로 공을 주위에 돌린다. 자기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실 예전에는 홀로 모든 것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던 시기도 있었다. 코치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더 성숙해졌다. LG에서의 3년은 염경엽이라는 지도자의 많은 것을 바꿨다.

올 시즌 뒤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아무래도 성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정규시즌 1위를 끝까지 지킨다면,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까지 집어삼킨다면 LG에 계속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3년 사이에 한국시리즈 두 번 우승을 차지한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경우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LG 구단 역사에서 이광환 감독 이후 첫 재계약에 골인하는 감독이 될 수 있다. 근래 LG 감독들은 정식 계약 후 재계약에 이르지 못하거나 중도에 사임했었다. 이 사슬을 끊는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의미를 갖는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재계약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능력을 보여준 만큼 향후 타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인 시기가 그렇게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염 감독은 재계약 이슈를 뒤로 미뤄두고 올 시즌 남은 경기에만 집중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즌 뒤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올해로 LG와 3년 계약이 끝나는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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