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서희건설 이봉관, 김건희 빠른 손절…“아니다 싶으면 털어야”

송경화 기자 2025. 8. 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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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봐도 위험성 견딜 수준 아니면 버린다”
평소 서희건설 ‘리스크 관리’ 경영 지론 소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김건희. 연합뉴스

서희건설 이봉관(80) 회장의 ‘자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구속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가 평소 내세워온 경영 철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손해가 견딜 만한 수준이 아니다 싶으면 털어버려야 한다”며 빠른 ‘손절’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16년 와이티엔(YTN)과의 인터뷰에서 ‘건설 불경기로 인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건설 불경기에는 이익에 앞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손해가 나더라도 예견되는 위험성이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이 아니다 판단되면 그냥 털어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에서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은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며 “대기업들과 경쟁보다는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 부담과 리스크가 적은 시장을 찾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교회 건설과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2014년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회장은 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 회장은 “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으로 한다”고 강조하며 “요즘 같은 건설 불경기에는 이익에 앞서 손실을 보지 않는 것, 손해가 나더라도 회사가 견딜 만한 수준을 넘어선다 싶으면 과감하게 털어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와이티엔(YTN)과의 인터뷰가 담긴 네이버 뉴스 페이지 갈무리

이 회장은 지난 11일 ‘김 여사에게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 ‘3천만원짜리 브로치와 2천만원짜리 귀걸이도 추가로 건넸다’, ‘사위 인사 청탁을 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제출했다. 2022년 6월 국외 순방 때 문제의 목걸이를 착용해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던 김 여사가 특검에 ‘그건 모조품’이라고 해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였다. 전후 사정을 다 아는 이 회장으로선 이로 인해 뇌물공여에 더해 증거 인멸·조작 혐의로까지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자 선제적으로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견딜 만한 수준이 아니니 털어버린” 게 아니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고은 변호사는 13일 에스비에스(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계속 부인할 경우 (이봉관) 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또 추가 여죄 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에” 자수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변호사는 “자수를 하게 되면 임의 감경 사유가 되니까 구속 가능성도 낮추고 감형도 노릴 수 있도록 이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희건설에 대한 검찰의 별도 수사가 대대적으로 진행된 상황도 부담이 됐을 수 있다. 앞서 수원지검은 경기 용인시 지역주택조합을 둘러싼 토착비리를 수사해 지난달 31일 서희건설 송아무개 부사장과 전 조합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전 조합장은 송 부사장으로부터 13억7500만원을 받는 대가로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분을 실제 142억원보다 243억원 많은 385억원으로 증액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따라 서희건설은 11일 ‘송 부사장의 13억7500만원 횡령’ 혐의를 공시했다. 이 여파로 서희건설 주식 거래는 현재 중지된 상태다.

지역주택조합 범행 구조도. 수원지검 제공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들에서 ‘가족 사랑’도 강조해 왔다. 그에겐 세 딸이 있는데, 모두 서희건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서희건설 사명은 ‘희’자 돌림 딸이 ‘셋’(서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 사위는 모두 법조인이다. 맏사위 박성근 변호사는 과거 검사로 재직했다. 서희건설은 맏사위의 검찰 내 승진 소식을 회사 누리집에 게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내와 사별한 이 회장은 추모 음악회를 열어 왔는데, 이 자리에 사위 셋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추모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여러 번 사보에 실린 바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3~4월 고가 귀금속을 김 여사에게 건네며 특히 맏사위 박 변호사에 대한 인사 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는 2020년 9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를 끝으로 검사복을 벗은 상태였다. 이 회장의 인사 청탁 이후 실제로 박 변호사는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에 임명됐다. 그는 22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출마 선언을 했으나,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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