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여천NCC 벼랑 끝인데 사생결단식 갈등…한화-DL 이젠 손잡아야

한영대 2025. 8. 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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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이 14일 이사회를 열고 얼마전 단행한 유상증자 자금의 용처를 명확히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천NCC가 연말까지 3100억원을 확충해야 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1500억원 대여를 결정했지만, DL케미칼은 애초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자금을 지속해서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여천NCC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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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 여천NCC 자금 지원 여부 결정
한화-DL 여천NCC 놓고 강대강 충돌
여천NCC 임직원들 위기로 생사 걱정 처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여천NCC 반등 예측 어려워
갈등 계속될 시 시장의 불안감만 증폭
한국 석화 공멸 직전…한화-DL 이젠 손 잡아야
여천NCC 제1사업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DL케미칼이 14일 이사회를 열고 얼마전 단행한 유상증자 자금의 용처를 명확히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DL케미칼은 11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고, DL그룹 지주사인 DL㈜은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이날 DL케미칼의 이사회 승인이 나면 여천NCC는 가까스로 부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선 이를 계기로 한화와 DL 간 갈등이 일단락되기를 바라고 있다.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대주주간 갈등은 여천NCC의 정상화는 물론 갈수록 악화되는 석화산업에 위기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한화와 DL은 최근 여천NCC를 둘러싸고 강대강 출동을 벌이고 있다. 여천NCC가 연말까지 3100억원을 확충해야 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1500억원 대여를 결정했지만, DL케미칼은 애초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DL케미칼이 여론 등을 의식해 자금 지원을 결정한 후 양사는 과거 에틸렌 공급가 산정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3일간 반박에 재반박 입장문을 내면서 서로를 흠집내기에 바빴다. 그동안 여천NCC 임직원들은 계속된 위기로 생사를 걱정해야되는 처지에 놓여 있다.

1999년 여천NCC가 설립된 이래 양사가 갈등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여천NCC 인사권을 놓고 한화 측 임직원과 DL 측 임직원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적도 있다. 한화가 DL에 여천NCC 경영권 매각을 요구하자 DL은 이에 반박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때의 갈등 여파로 시장에선 지금도 심심찮게 여천NCC 분할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다만 당시에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성장세를 타고 있었던 만큼 양사 간 갈등과 별개로 여천NCC는 흑자를 달성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 여파로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여천NCC처럼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이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끊임없이 증설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천NCC는 최근 3년간(2022~2024년) 수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498억원을 기록했다. 여천NCC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상태에서 한화와 DL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여천NCC는 제때 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부도에 내몰릴 수 있다.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자금을 지속해서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여천NCC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이 지금도 시황에 관계없이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 여천NCC의 적자는 언제 끝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여천NCC 적자 폭이 계속 커질 시 향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화와 DL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 분쟁은 시장의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믈론 기업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서로 다른 2개 기업이 50대 50 비율로 합작사를 운영할 경우에는 더더욱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주주간 감정싸움은 대주주의 책임 있는 리더십 차원에서 보면 아쉬운 대목이 많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공멸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양사는 지금이라도 더 이상 싸움이 아닌 화해의 손을 잡아야 한다. 그게 대주주의 책임있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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