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대의 감동 광주서도 느낀다
9~11월 서울 우수공연 빛고을 시민문화관서
문영철발레뽀에마 ‘표류’자연 이치 되새겨
코너스톤’‘맹진사댁 경사’각색한 ‘맹’ 선봬
생황엔 ‘오굿×부활’ 전통음악·교향곡 결합

광주문화재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 공모에 참여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에 집중된 공연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문화 취약 지역의 공연 문화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표류'하는 현대인을 위한 발레공연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의 첫번째 공연은 '문영철발레뽀에마'의 창작발레 공연 '표류'로, 오는 23일 토요일 오후 2시와 7시에 진행된다.
2003년 창단된 '문영철발레뽀에마'는 '시적발레'를 표방하는 무용 단체다. 전·현직 국립발레단의 무용수와 뛰어난 기량의 발레 전공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클래식 발레를 바탕으로 창작 발레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 3월 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최고의 무용수들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매해 구축하고 있다. 제25회 서울무용제에서 '불의 시'로 대상 및 남자연기상, 여자연기상, 미술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각종 대회에서 수상을 통해 무용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뿐만 아니라 발레의 본고장인 러시아 초청을 받아 공연을 올리기도 했으며, 한국적 색채를 나타내는 창작 발레 작품들을 선보여 "문화적 교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작품 '표류'는 무역을 하는 젊은 상인이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다 무인도에 표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상인은 자연에 적응함과 동시에 아름다운 대자연에 감탄하게 된다. 상인은 수년 후 기적적으로 구조돼 고향 땅으로 돌아오지만,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탁한 공기가 가득한 곳으로 바뀐 고향에 실망하고, 자신이 표류했던 작은 섬을 그리워한다.
'표류'는 현대인들이 쉽게 간과하고 있는 자연의 이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자는 의미를 담은 창작 발레 공연이다. 한 남자가 섬에서 표류하는 동안 느끼는 감정과 자연의 위대함을 무용언어로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안무 문영철을 중심으로, 허서명·김상진·김태연·장윤서 등 주역무용수와, 김설화 외 6명의 솔리스트, 고원경 외 17명의 코르 드 발레로 구성되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부당한 사회 꼬집은 통쾌한 창작극
9월 13일 오후 5시에는 극단 '코너스톤'이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의 두 번째 공연으로 창작극 '맹'을 선보인다.
2017년 창단된 극단 '코너스톤'은 집을 지을 때 모서리에 놓는 '첫돌'인 '코너스톤(Cornerstone)'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관객과 함께 연극이라는 집을 세우며 이야기를 통해 함께 의미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무대 언어로 새로운 감각을 제시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 제1회 서울예술상, 2023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연극 '맹'은 극작가 오영진이 1943년 쓴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맹진사댁 경사'에서는 더 높은 지위를 얻으려는 맹진사가 세도가인 김판서와 사돈을 맺고, 자신의 딸 갑분이를 얼굴도 모르는 김판서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하지만 나그네가 김판서댁 아들에게 중요한 하자가 있다는 말을 흘리자, 하녀인 입분이를 대신 시집을 보내는 이야기다. 이같은 설정을 작품 속 배경이되는 조선 말기의 정치(세도가와의 야합), 계급(양반과 노비), 유교사상(3대의 가족질서) 등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다. 동시에 부당한 사회제도에 대한 통쾌한 풍자로 관객에게 통쾌함을 전해 '민중을 위한 연극'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코너스톤의 '맹'은 원작인 '맹진사댁 경사'에 '돌씽'인 딸 갑분이, 'MZ하녀' 입분이와 같은 현대적 감성을 덧씌웠다.

◆ 삶과 죽음, 전통과 클래식의 만남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사업의 마지막 무대는 오는 11월 15일 오후 5시, 전통공연단체 '생황엔'의 '오굿 X Resurrection'이 장식한다.
우리나라 전통 관악기 생황의 연주자이자 작곡가 김효영이 만든 '생황엔'은 타 분야와 과감한 시도와 접목해 통해 전통음악에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단체다.
현대·클래식 분야에 생황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생황 독주를 넘어 생황 앙상블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있다. 또 생황의 온전한 복원과 제대로 된 교육과정, 그리고 한국 음악에서의 정체성 찾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1악장은 오구굿에 쓰이는 푸너리 장단을 '빠르고 장엄하게(Allegro maestoso)' 연주하며 부활 교향곡을 가장 오리지널에 가깝게 들려준다. 푸너리는 굿의 시작을 알리는 대목이자 망자를 부르는 경건한 의식으로, 망자를 위로하는 생황의 노래와 푸너리 장단이 어우러진다.
2악장에서는 무가만을 이어 부르는 쪼시개 장단을 '너무 느리지 않게(Andante moderato)' 연주해 부활 2악장의 주제인 그리움과 추억을 표현한다.
3악장에서는 드렁갱이 장단을 '조용하게 흐르듯(In ruhig fliessender Bewegung)' 연주해 부활 3악장 주제어인 혼돈과 무녀가 추는 춤을 엮는다.
4악장에서는 슬픔을 풀어내는 망자의 넋두리 '시설'과 부활 교향곡 4악장 'Urlicht(태초의 빛)'이 만난다. 천상의 세계를 소망하는 장면에서 독일어로 된 가사는 구음과 단순한 단어로 대체한다.
부활과 구원을 표현한 5악장에서는 도장 장단과 활기찬 템포의 'Im Tempo des Scherzos'가 만나 다양한 악기가 하나로 모아진다.
관객은 두 세계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며 하나의 세계관을 맞이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 한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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