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약 세계로 수출되지만, 글로벌 기업과 격차 여전... "약가 제도부터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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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미국에 직접 판매하고 있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는 현지에서 올해 2분기에만 1,541억 원어치 팔렸다.
이후 한국 제약업계는 세노바메이트 같은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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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양약 '활명수' 이후 128년
'세노바메이트' 등 신약 활약에도
생산 규모, 신기술 벽 아직도 높아
"기업 경쟁력 높일 약가 정책 필요"

SK바이오팜이 미국에 직접 판매하고 있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는 현지에서 올해 2분기에만 1,541억 원어치 팔렸다. 2020년 2분기 미국 출시 이후 매출이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 4,38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에는 세계 뇌전증 시장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한국투자증권)까지 나온다.
세노바메이트의 고공행진이 특별한 이유는 국내 제약기업이 독자 기술력으로 연구개발(R&D)과 임상, 생산, 판매까지 맡아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2001년 기초연구를 시작해 18년 만인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냈다. 합성한 화합물이 2,000개 이상이었고, FDA 허가 신청을 위해 작성한 자료만 230여만 쪽에 달했다고 한다.
최초의 양약 '활명수'가 개발된 지 128년이 흘렀다. 이후 한국 제약업계는 세노바메이트 같은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국산 신약 39개지만... 1000억 이상 생산은 4개뿐
한국의 신약 개발 역사는 길지 않다. 1999년 SK케미칼이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1호 신약이다. 그 전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중심의 생산 전략을 폈다. 기술 혁신보다 비슷한 수준의 약을 '얼마나 잘 파는지'를 두고 영업 경쟁이 벌어지면서 리베이트 같은 부작용이 생겼다.

이후 지금까지 국산 신약 39개가 허가를 받았다. 신약 개발 투자가 늘긴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R&D 투자 1위 제약사의 투자액은 연간 약 4,000억 원인데, 세계 1위 기업은 17조 원이다. 차이가 40배 이상이다. 2023년 기준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R&D 투자액을 모두 합쳐도 세계 1위 기업 한 곳의 25%에 불과했다. 신약이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국산 신약 가운데 24개만이 계속 판매되고 있고, 연간 1,000억 원 이상 생산되는 건 그중 4개에 그쳤다.
"바이오 R&D 총괄 역할 안 보인다"
전문가들은 제약사가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할 수 있게끔 약가 제도를 개편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들어 약가를 크게 낮추는 건 이미 세계 시장에 잘 알려져 있다. 김선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는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약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하면 기업들이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약가 정책이 신약 개발과 제약사의 글로벌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R&D 지원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가 가동 중이지만, 예산이 각 부처에 파편화해 있어 조정이나 집행 권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형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혁신위원회는 정부 어젠다를 추인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젠다 세팅 기능 역시 인공지능(AI) 활용 같은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속가능한지, 한국 상황에 적절한지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신약 개발 전문인력을 집중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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