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인 男, 캄보디아 범죄단지서 사망…"고문 흔적"

김다빈 2025. 8. 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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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갱단이 운영하는 캄보디아의 한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남성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의 한 범죄단지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 박모씨가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캄보디아의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박모 씨(28)는 "중국 조직원들은 돈 때문이라면 사람도 쉽게 죽인다"며 "구타나 전기 고문은 흔했고 탈출하려다 붙잡혀 창고에 일주일 동안 갇혀서 물고문을 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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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조직 운영하는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남성 사망
멍·핏자국 등 가혹행위 흔적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중국계 갱단이 운영하는 캄보디아의 한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남성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온몸에 피멍이 남아있는 등 폭행과 고문의 정황이 나타났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의 한 범죄단지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 박모씨가 숨진 채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박씨가 발견된 보코산 지역은 취업사기 및 납치 범죄가 심각한 곳으로, 이틀 전 6일에도 쓰레기통 등에서 외국인 시신이 2구 발견된 곳이다.

박씨는 발견 당시 온몸에 검붉은 피멍과 핏자국 등 구타 및 가혹행위의 흔적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씨가 감금됐던 곳은 '범죄단지' 또는 '웬치'라 불리는 대규모 사기 콜센터로, 수십~수백 명이 합숙하며 각종 온라인 피싱 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지르는 곳이다. 박씨는 이곳에 감금돼 있다가 조직 내부의 금전 문제로 인해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이같은 범죄단지가 50개 이상 존재한다. 대부분 삼합회 등 중국계 갱단이 운영한다. 이들은 조직원들이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한 사기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가혹행위는 물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다. 

최근 캄보디아의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박모 씨(28)는 "중국 조직원들은 돈 때문이라면 사람도 쉽게 죽인다"며 "구타나 전기 고문은 흔했고 탈출하려다 붙잡혀 창고에 일주일 동안 갇혀서 물고문을 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납치·감금 피해자는 올해 상반기(1~6월) 212명으로, 2022년(11명)에 비해 1827%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피해 규모가 지난해(221명)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와 경찰청은 그동안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동안 취한 조치는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인력 1명 추가 파견, 캄보디아 입국자에 대한 해외안전 로밍문자 발송 등이다. 대사관은 감금 피해자들에게 "현지 경찰에 직접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대사관이 현지에서 구출이나 범죄 수사 등의 사법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건 인지 직후부터 캄보디아 경찰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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