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고 뭉개고 버티다… 김건희 비리 눈덩이처럼 커졌다
최은순 유죄 확정, 김건희 연루 정황 포착
명태균 의혹 등 尹 거짓 해명 탄로 사례도
특검, 증거인멸·수사방해 의혹 수사 예정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되면서 5년여간 쌓인 김 여사 관련 사건들 역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해 증거 은폐와 수사 회피,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여기에 사건 관련자들의 침묵, 수사기관의 소극적 태도가 더해져 의혹 해소는커녕 논란만 커졌다.
김 여사 의혹이 본격적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2020년 무렵이다. 검찰총장이던 윤 전 대통령이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에 주력하던 때다. 여권은 이에 김 여사 일가 관련 의혹들을 꺼내들며 역공을 펴기 시작했다.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도촌동 땅 관련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사건들을 '검찰 독립성을 해치려는 여권의 공세'라고 규정하며 대응했다. 2020년 초 대검에서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최씨는 피해자'라는 취지의 대응 문건을 작성한 게 대표적이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반응한 사례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22일 열린 대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도이치모터스, 잔고증명서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주장하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2021년 10월 대선 경선 중에도 윤석열 캠프 측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1차 주포) 이모씨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게 사건의 전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잔고증명서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한 것처럼 '침소봉대 의혹'이 아니었다. 최씨는 사문서위조 등 혐의가 인정돼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 법원이 인정한 통정매매 98회 중 47회가 김 여사 통장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김 여사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가 1차 주포 이모씨와 손실보전 및 이익배분 약정을 했으며 2010년 이후 2차 주가조작 시기에도 이익배분 약정을 하며 8억1,000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추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의혹을 무작정 부인하는 태도는 대통령 취임 후 더욱 강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8일 대통령실을 통해 명태균씨를 둘러싼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대선 경선 이후 명씨와 문자나 통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 민주당이 윤 전 대통령과 명씨 간 통화 녹취를 공개하면서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윤 전 대통령은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는 취지의 얘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특검 수사를 통해 2022년 윤상현 의원에게 명씨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청탁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 전 대통령의 해명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커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참모들은 김 여사를 향한 수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소모적 논란을 야기했다. 김 여사는 대선 시절부터 윤석열 정부 임기 내내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과 관련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형식적인 서면 답변만 했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물갈이 된 것을 두고도 '김 여사 소환조사 필요성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그해 7월 20일 대통령경호처 관리 시설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해 특혜 논란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까지 낳았다. 명태균 사건은 당초 2023년 12월부터 관련 고발이 창원지검에 접수됐지만 지난해 말에야 본격 수사가 시작됐는데, 이에 대해서도 '검찰이 윤 전 대통령 등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도 김 여사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관련 허위 진술 및 증거인멸 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여사는 2022년 '나토 순방' 당시 과거 모친에게 선물했던 모조품을 빌렸던 것이라고 진술했는데, 서희건설 측이 '진품을 선물했다'고 자수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특검팀은 구속된 김 여사를 상대로 반클리프 목걸이 관련 증거인멸 의혹은 물론, 5년간 진행됐던 각종 수사와 조사를 방해하고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수용번호 '4398'을 부여받은 김 여사는 14일 오전 10시 구속 후 첫 소환조사를 받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희건설 "김건희에 목걸이 외에도 고급 브로치·귀걸이도 전달" | 한국일보
- 목걸이 진품·가품 제시에 당황한 김건희…모조품 누가 마련했나 | 한국일보
- 구치소 독방서 아침 맞은 김건희, 첫 끼니는 '1733원' 식빵·딸기잼 | 한국일보
- "강선우 보좌진, 일 못해서 잘린 것" 발언에… 유시민 고발됐다 | 한국일보
- '조국 사면'에 '정청래 당선'까지... '오직 친명' 민주당이 달라졌다? | 한국일보
- 尹 부부 동시 수감에… 윤상현 "비극 못 막아 사죄드린다" | 한국일보
- 조국 부부 광복절 특사에… 딸 조민 "비 와도 마음은 맑음" | 한국일보
- '계엄 당일 尹 통화' 나경원, 특검 맹비난… "내란몰이 창조 수사" | 한국일보
- '원폭 상흔' 히로시마 옆마을에선... 욱일기 꽂힌 카레를 판다 | 한국일보
- 김건희, '남편 없는' 서울남부구치소 2평 독방 수감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