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도시의 골격 재편
인구 100만 명의 메가시티를 앞둔 남양주시가 도시의 구조를 근본부터 대개혁하고 있다. 수소도시와 자원순환단지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 기반을 확충하고, 마석근린공원이나 남양주 궁집 등 공공 공간의 품격 향상까지 도시 전역에서 기본 골격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 행정 인프라 대개편
시는 민선8기 들어 신청사 건립 추진과 함께 시정연구원과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동부보건소를 개소하는 등 대대적으로 행정 기반을 개편했다.
신청사의 경우 단순한 행정청사가 아닌 시민을 위한 생활 중심 복합 공간으로 조성, 공공서비스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상징물이 될 전망이다. 총사업비 3천200억 원을 투입해 다산동 6198 일원 현 제2청사 부지에 총면적 6만5천여㎡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청사 관련 설문조사에선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 주민 편의시설 확충, 쾌적한 업무 및 휴게 공간 조성이 주요 과제로 도출됐다.
이에 시는 행정서비스와 문화·금융·복지 기능을 통합한 '융복합 청사 모델'을 구상 중이다. 현재 신청사 건립 추진위원회를 운영하며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실무 TF를 중심으로 선진 사례 연구와 행정 협의도 병행 중이다.
청사 이전으로 인한 도심 공동화 및 상권 약화 방지를 위해 현 청사는 지역 상생 거점 공간으로 재구성할 방침이다.
시는 행정정책의 전문성과 실행력 강화를 위한 정책 싱크탱크 '남양주시정연구원'을 지난달 28일 공식 출범시켰다.
시정 전반의 의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는 기관으로, 100만 도시를 준비하는 정책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문화 진흥과 문화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준비한 '남양주문화재단'도 이달 중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정책의 통합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으로, 지역 내 문화공동체 형성과 콘텐츠 육성을 전담한다.
공연기획, 생활문화진흥, 예술인지원 등 3개 팀 21명 체제로 운영되며 문화예술행사 개발과 생활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 17개 주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화도·수동·호평·평내 등 동부권 주민의 공공보건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동부보건소도 지난달 1일 개소했다.

# 친환경 인프라로 탄소중립 앞장
시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친환경에서 찾았다. 수소에너지로 상징되는 친환경 전환, 자원순환을 통한 에너지 자립, 도심 환경을 개선할 하수처리시설 지하화가 핵심이다.
궁극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도시 인프라에 녹여 '녹색도시'를 넘어선 미래형 도시 모델 구축이 목표다.
시는 2022년 국토교통부 수소도시 조성 시범도시로 선정된 이후 2024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수소도시 조성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현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3월엔 수소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 총 623억 원을 투입해 수소 생산 및 공급시설 조성을 2028년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 연료전지 기반 공공시설과 수소충전소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은 물론 에너지 자립 기반의 친환경 수소도시 실현을 기대한다.
친환경 교통으로의 전환도 추진 중이다.
2023년 다산중앙공원에 전기차 충전기 6기 설치를 시작으로 총 120억 원을 투입해 53개소 268기의 충전시설을 구축·운영 중이다. 올해는 전기·수소차 등 1천400여 대를 보급하는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환을 가속화한다.
여기에 2023년부터 '미세먼지 안심 버스정류장' 27개소를 설치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44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증가(26만여 명)와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순환종합단지'도 착착 추진 중이다. 이패동 521의 1 일원에 4천500여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대부분의 폐기물 처리시설이 지하에 설치되고 상부는 공원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이 단지는 일일 소각 250t, 바이오(음식물+하수슬러지) 440t, 재활용 100t, 대형 폐기물 100t 등 총 890t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수소도시로 공급하는 게 순환형 도시모델의 핵심이다.
현재 왕숙2지구에 편입하는 절차가 마무리 단계로, 국토부나 환경부 같은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9월 중 지구지정 고시될 예정이다.
악취의 대명사로 꼽히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지하화도 이뤄진다.
시는 지난해 11월 LH와 진건(통합) 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 및 지하화 사업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악취와 환경민원이 끊이지 않던 시설을 왕숙지구로 이전해 완전 지하화하는 방식으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 다산의 정신, 공원의 품격을 높이다
시는 도심 속 휴식과 문화, 역사와 철학을 아우른 공원 인프라 확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약용공원(가칭)은 다산지금지구 내 경의중앙선 도농역∼양정역 철도 구간을 복개, 상부 5만8천㎡에 조성되는 복합 문화공원이다.
단순한 공원에서 벗어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철학과 미래지향적 도시 가치가 공존하는 시 대표 랜드마크로 예견된다.
특히 단절된 도심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일·주거·문화·휴식이 어우러진 입체형 도시 공간을 구현한다. 날씨와 계절에 상관없이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실내형 산책공원, 청년 창업공간, 300가구 이하 맞춤형 공공주택도 예정됐다.
시는 복개 완료 직후인 2026년 중 공원 조성공사에 착수해 2028년 상반기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화도읍 마석역 북측에는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진 테마공원이 들어선다.
공원 대상지에 위치한 조지훈 시인의 묘역을 활용해 문학적 상징성과 자연환경을 동시에 살리는 마석근린공원은 5만9천㎡ 규모로 계획됐다. 조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는 테마산책로와 시화전시원, 계절정원, 초화원 등이 들어선다.
시는 시인의 작품에 담긴 자연과 한국적인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공원 디자인에 녹여 낼 계획이다.
6월 20일 평내동 '남양주 궁집'이 공개됐다.
궁집은 조선 영조가 막내딸 화길옹주의 혼례를 위해 직접 대목수와 재목을 보내 지은 건축물로,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는 국가민속문화유산이다.
시는 2019년 기부채납받아 종합정비계획을 수립, 체계적인 보수와 관림환경 조성공사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전통 한옥과 초가, 전통정원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 누구나 전통과 예술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는 향후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화길옹주를 주제로 한 연극, 야간 체험 프로그램, 계절별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로 전통문화관광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처럼 시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에서 벗어나 도시 전반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그 중심에 '시민'을 두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공공서비스 하나, 공원 한 곳, 거리의 분위기까지도 시는 더 나은 '삶의 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구체적인 실천으로 채운다는 각오다.
남양주=조한재 기자 chj@kihoilbo.co.kr
사진=<남양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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