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재래식 변기’ 웬말? 오산역 화장실 ‘당혹’
여성용, 8칸중 5칸 쪼그려 앉아야
오산시 “코레일에 수차례 개선 요청”
코레일 “내년께 개량 진행 예정”

“아이가 이런(재래식 변기) 변기를 처음 봐서 사용할 줄을 몰라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13일 오전 오산역 개찰구 앞 여자화장실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불편을 토로했다. 해당 여자화장실에는 총 8개 칸이 설치됐는데 그 중 5개 칸에 재래식 변기가 설치됐다. 재래식 변기는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는 형태로 지금은 많이 사라진 구조다.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연속으로 5개 칸 모두 재래식이라 문을 열었다가 당황하며 들어가기를 주춤하는 시민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화장실을 찾았던 오모(38)씨는 “문을 열자마자 너무 당황했다. 역사는 현대식으로 깔끔한데 화장실이 재래식이라는 게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날 5개 재래식 변기 중 2개는 고장 수리 중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이날 오전 내내 화장실 이용자를 살펴보니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특히 많았다. 화장실에서 만난 이모(70)씨는 “익숙하긴 하지만 무릎이 좋지 않아 이런 변기를 사용하기가 너무 어렵다. 오산이 경기도에서도 신도시 중에 하나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시설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둘 수 있나”고 한탄했다.
오산역 재래식 변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오산시 등에 숱하게 민원이 제기됐고 오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받은 바 있다. 조미선 의원은 지난달 열린 행감에서 재래식 변기 사진을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무장애시설로 인증까지 받은 지하철역사에 장애가 큰 시설이 있는 게 맞나”며 “지하철은 노인, 어린이 뿐 아니라 장애인 등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인데 배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는 “오산역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여러차례 개선을 요구했고 화장실 개선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노후도, 혼잡수, 이용객 수, 편의성 등을 종합 고려해 연차별로 우선순위별 노후 역사에 대한 시설개량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산역은 중장기 광역전철역 화장실 개선계획에 포함돼 내년에 개량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산/공지영 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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