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46> 통제영 좌목

김승신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학예사 2025. 8. 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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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전라·충청 수영을 총괄했던 통제영에는 300여 년간 208명의 통제사가 재직했으며, 임무를 마칠 때 함께 근무했던 주요 인물의 명단을 세병관(洗兵館&·경남 통영시)에 걸어두었다.

통제영 좌목은 제6대 이경준 통제사(재임 1604~1606)가 세병관을 짓고, 통영이 삼도 수군의 본영으로 자리 잡으며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통영 충렬사가 소장한 통제영 좌목에서 단원 김홍도가 통제영 화원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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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통제영 근무자 인명 등 기록, 수군 지휘 체계의 역사 고스란히

경상·전라·충청 수영을 총괄했던 통제영에는 300여 년간 208명의 통제사가 재직했으며, 임무를 마칠 때 함께 근무했던 주요 인물의 명단을 세병관(洗兵館&·경남 통영시)에 걸어두었다. 이것을 ‘통제영 좌목(統制營座目)’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48점이 전해진다.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이종승 통제사의 통제영 좌목.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좌목 현판에는 당시 군영의 서열 체계, 조직 및 인원 구성을 알 수 있는 기록들이 남아 있어 당시 정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통제영 좌목은 제6대 이경준 통제사(재임 1604~1606)가 세병관을 짓고, 통영이 삼도 수군의 본영으로 자리 잡으며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제영 초기인 선조와 광해군 때 만들어진 좌목은 길이가 4~6m 정도로 크며, 적혀 있는 인원수도 평균 120여 명에 달한다. 좌목에는 직위 및 편제 성명 출신지 등이 자세히 적혀 있으며, 같은 시기의 여타 기록을 함께 비교하면 통제사 막하 군관들의 출신과 활동 등 조선 수군사를 복원하는 데 큰 보탬이 된다. 최근 통영 충렬사가 소장한 통제영 좌목에서 단원 김홍도가 통제영 화원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국립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종승 통제사(재임 1876년 4~12월) 좌목은 현재까지 전해지는 것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29명의 인명과 직책이 남아 있다. 직책은 통우후(統虞候, 통제사 보좌), 군관, 산성중군(山城中軍, 통영성 방위 책임자), 부선(副船) 별장(군선 운영 책임자), 교련관(훈련 담당) 등이 확인되며, 모두 통제영 운영에 깊이 관여한 인물들이다. 통영성을 방비하고 군선을 운영한 군관은 통제영이 위치한 고성 출신을 지속적으로 등용했고, 상급자들은 타지에서 온 벼슬아치들이 근무 후 이동했다.

이 가운데 오횡묵(吳宖默, 1834~1906)이란 인물에 주목해 보자. 그는 1874년 41살에 무과 급제 후, 1876년 이종승 통제사의 군관으로 활동한 사실을 좌목을 통해 알 수 있다. 이후 그는 1887년부터 1900년대 초까지 정선·함안·고성·여수·익산 등에서 지방관으로 일하며 자신의 글과 관청에서 중요했거나 안팎으로 일어난 일을 ‘총쇄록(叢鎖錄)’이란 일기로 남겼는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정치·사회·문화상을 살펴보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밖에 공시복 신수돈 등 군관들은 통영 충렬사 운영 등에도 깊이 관여하며 수군의 정신을 이으려 노력했다.

통제영 좌목 현판은 통제사 퇴임 당시의 조직 및 인력 현황을 보여주는 단순한 1차 자료가 아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수군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유물이며, 묵묵히 세월을 견디며 우리 앞에 다가온 조선 수군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오는 10월까지 열리는 ‘수군, 해전’ 기획전시를 통해 바다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시기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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