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별사면을 향한 시선

손경호기자 2025. 8. 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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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赦免)은 국가원수가 법률에 따라 특정 범죄자에 대해 형벌을 면제해 주는 제도이다.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나뉜다. 일반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 형 자체를 없애는 것이고,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개별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형을 감형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사면은 국민통합이나 사회 갈등 완화, 또는 대규모 기념일(광복절, 신년 등)을 계기로 활용되어 왔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은 '국민 통합'은커녕 '국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미향 전 의원의 이름이 있다. 조국은 입시비리 및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2년 형의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었고, 윤미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혐의로 형을 선고받았다.

광복절은 일제 강점에서 벗어난 독립의 날이다. 따라서 8.15 특별사면은 '친일 청산'과 '민족 자존'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를 기만했다는 판결을 받은 인물을 특별사면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더구나,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해 "문재인 정부를 흠집내려는 X수작"이라는 막말을 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인사들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서 진보 정부가 과연 친일 청산을 외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조국 전 장관은 가족을 동원한 입시 비리, 감찰 무마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프레임 아래 사면을 추진하는 모습은 정의보다 정파를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윤미향 전 의원은 어떠한가. 위안부 피해자 관련 모금액을 유용했다는 의혹은 이미 재판을 통해 유죄 판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녀를 사면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일본의 사과를 외쳐온 수십 년의 투쟁을 무색하게 만들 뿐이다. 뿐만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친일 잔재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정권을 잡은 진보 정부가, 정작 위안부 피해자들을 짓밟는 인물을 감싸고돌며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야말로 '역사적 배신'이다.

여기에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은 은수미 전 성남시장을 비롯해,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으로 처벌받은 최강욱 전 의원 등 민생과 무관한 인사들이 무더기로 포함됐다.

이번 특별사면에 포함된 야당 인사들도 '도낀개낀'이기는 마찬가지다. 정찬민·홍문종·하영제 전 의원 등 과거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된 전직 정치인 등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용인시장 시절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인허가 편의를 제공하고 제3자를 통해 뇌물을 챙긴 혐의로 징역 7년이 확정됐다. 홍 전 의원은 교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과연 사면을 받을 만큼의 '국민적 공감대'를 얻었는가? 아니면 사면권을 개인적 은혜나 정치적 보은의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는가?

광복절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날이다. 하지만 이번 사면은 빛의 회복과 무관한 정의의 훼손과 도덕성의 파괴다. 사면은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되며, 그 자체가 정의의 기준을 흔드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을 통해 과연 어떤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려는 것인가. 정의와 도덕, 피해자와 국민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정치적 동지와 자신을 향한 충성에 보답하는 '정치 사면'이 목적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민 기만이다. 부정부패 사건으로 처벌 중인 야당 의원들이 포함된 것도 국민적 동의를 얻기 힘들 것이다.

진정한 광복절 사면은 과거의 잘못을 무작정 포용하는데서 출발하면 안된다. 부패와 기만, 위선이 판치는 사면이 아닌,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고 정의를 세우는 사면이 필요하다. 광복절 특별사면이 국민에게 '광분(狂奔)'만을 남기게 되지 않을가 우려된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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