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과 감축, '한 바구니'에 잘 담을까 : 기후위기부 향한 질문

최아름 기자 2025. 8. 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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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기후에너지부 명분과 우려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정책 함께
방향 달라 효율성 지적 있지만
영국 2003년 유사 부처 창립
폐지됐었지만 재통합 수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관리 정책을 모두 다루는 '기후에너지부'는 계획대로 신설될까. 기후위기가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신설 명분이 충분하긴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탄소 배출과 맞닿아 있는 에너지 분야와 탄소 감축에 초점을 맞추는 기후위기 대응 분야를 한 부처에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꽤 오래전부터 '통합부처'를 신설해 기후위기에 대응해왔다.

기후에너지부를 만들기 위한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은 7월 들어 두건이나 발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기후에너지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 후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가지다. 첫째, '기후위기'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많은 이들이 '환경부가 있지 않느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엄밀히 따지면 아니다. 정부조직법상 환경부 장관의 사무는 '자연환경, 생활환경의 보전, 환경오염방지, 수자원의 보전ㆍ이용ㆍ개발 및 하천에 관한 사무'에 국한한다. 기후위기 사무는 법으로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셈이다.

둘째 이유는 에너지 정책과 기후위기 대응의 엇박자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 사회가 약속한 건 탄소 배출 감축이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에너지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3년 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국내 배출은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많았다. 전기를 생산하는 데 상당한 양의 화석 연료를 투입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맥락에서 탄소 감축을 위해선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반드시 틀어야 한다.

문제는 두 분야가 '반비례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탄소 배출 감축을 목표로 재생에너지를 무작정 늘리면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 재생에너지 발전 원가가 화력에너지보다 아직은 높아서다.

그래서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탄소 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환경부는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두 부처의 업무를 조정함과 동시에 '기후위기'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춘 기후에너지부가 필요하단 제안이 나온 이유다.

그렇다면 7월에 발의된 두 건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7월 7일 발의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ㆍ지하자원 업무를 기후에너지부로 이관한다. 기후에너지부는 기후위기의 전담 대응 부처가 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그대로 이름을 유지한다.

7월 17일 발의된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대표발의)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산업부ㆍ외교통상부ㆍ기후에너지부로 구분하는 방식을 담고 있다. 앞서 설명한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환경부는 존속한다.

[사진 | 뉴시스]

두 개정안의 공통점은 하나다. 에너지 산업과 기후위기 대응을 모두 컨트롤할 수 있는 '통합부서'를 만드는 거다. 우리나라만 시도하는 일도 아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 분야와 기후위기 대응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부서를 신설해왔다. 영국이 대표적이다.

영국은 2022년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0%가량 줄인 명실상부한 '기후위기 대응 모범생'이다. 영국 정부가 에너지와 기후위기를 한 부처에 묶은 건 2003년. 그해 에너지기후부를 신설한 영국은 2016년까지 해당 부처를 운영했다.

2016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이하 당시)가 에너지기후변화부와 사업혁신기술부를 통합해 '사업에너지산업전략부'로 개편하면서 기후란 단어가 부처명에서 빠졌지만, 2023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를 '에너지 보안 및 탄소 제로부'로 개편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다시 강조했다. 영국 안팎에서 제기된 "현재 정책으로는 탄소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였다.

영국뿐만 아니라 호주ㆍ덴마크ㆍ아이슬란드도 에너지와 기후위기 대응 부서를 하나로 묶었다. 특히 스위스는 에너지 정책과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목표가 종종 부딪힌다는 걸 인지하고도 한 부서에 둘을 묶었다. 상충 우려에도 두 분야를 한 부처가 추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기후위기 대응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의 한재희 전략팀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일관적이면서도 빠르게 추진하려면 리더십을 발휘할 단독 부처 신설이 필수적"이라며 "탄소중립 달성에서부터 전력산업 구조 및 거버넌스 개편에서 해당 부처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정책은 기후에너지부에서 발을 맞출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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