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스미스소니언에 ‘역사 전쟁’ 선포…협회 “학자·사료 모욕”

김지훈 기자 2025. 8.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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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백악관이 스미스소니언 재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 해석을 따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통보했다.

백악관 고위 관료 3명은 로니 번치 스미스소니언 재단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박물관이 미국 역사를 규정하는 통합, 진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드러내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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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내용과 예술가 보조금 등 광범위 조사 착수
지난 4일 미국 워싱턴디시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의 모습. EPA 연합뉴스

스미스소니언 전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하자?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보면, 백악관이 스미스소니언 재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 해석을 따르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통보했다. 백악관 고위 관료 3명은 로니 번치 스미스소니언 재단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박물관이 미국 역사를 규정하는 통합, 진보, 지속 가능한 가치를 드러내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밀 조사 대상은 전시 내용과 온라인 콘텐츠, 소장품 전시, 예술가 보조 등으로 광범위하다. 린지 할리건 대통령 특별보좌관과 빈스 헤일리 국내정책위원회 사무처장, 러셀 보우트 예산관리국장 등 3명은 서한에서 “이 계획은 재단이 미국 예외주의를 드높이고, 분열적인 서사를 몰아내려는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재단에 30일 내로 요구한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조사가 내년 7월4일인 미국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을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국립미국사박물관(NMAH), 국립아프리카계미국인역사문화박물관(NMAAHC), 국립아메리칸인디언박물관(NMAI) 등 재단 산하 8개 기관을 집중 검토 대상으로 지목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1846년 영국인 제임스 스미스슨의 기부로 세워진 재단으로 연방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신탁 기관이다. 현재 박물관·미술관 21곳, 14개 교육기관, 국립 동물원 등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스미스소니언 소속 박물관에서 연방정부 정책에 위배되는 이데올로기를 유포하지 못하게 하란 내용을 행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명령에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최근 몇 년간 “분열적인 인종 이데올로기의 영향 아래 있었다”며 “박물관은 공동의 역사를 왜곡하는 분열적인 서사와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곳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워싱턴디시에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와 문화 국립 박물관이 ‘핵가족’, ‘근면성’, ‘개인주의’를 “백인문화”의 한 측면이라고 주장했다는 등 여러 전시를 문제 삼았다.

사라 윅셀 미국역사협회 사무국장은 “백악관의 노력은 역사적 정확성을 훈련받아온 역사학자들과 전시기획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처들이 실행되면 대중들은 미국의 과거에 대한 전체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를 말해주는 신뢰할만한 자료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라 마일스 하버드대 교수(역사학)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은 수많은 학자와 연구자들의 연구와 분석, 토론을 종합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곳”이라며 “특정 정부나 한 개인의 관점을 반영한 적이 결코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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