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재설계 기회 확대… "진로변경전입학제 배정률 75%"
"상담·체험 의무화, 성적 기준 양방향 적용"

대전시교육청은 2025학년도 고등학교 진로변경전입학제에서 전체 배정률 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진로를 탐색하고 학업 중단을 예방할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고 강조했다.
◇12년간 누적 900여 명 지원… 제도 의미와 성과
진로변경전입학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적성이나 진로와 맞지 않아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학교 계열을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기회를 제공한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시행된 이후 12년간 누적 900여 명의 학생이 이 제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교육환경을 찾아 학업을 이어왔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은 다른 시·도 교육청보다 먼저 제도를 도입해 학업중단 예방과 진로 다양화에 앞장서 왔다.
지난해엔 총 42명의 학생이 전입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선택했고, 75명의 학생이 상담과 학과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해는 성적 기준 완화, 상담·체험 의무화 등 제도 개선으로 40명이 신청해 30명이 최종 배정, '일반고→특성화고' 전입 배정률 52.6%, '특성화고→일반고' 전입 배정률 95.2%라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성과 실효성 높인 제도 개선
올해 제도 개선의 가장 큰 변화는 성적 기준의 양방향 적용이다. 기존엔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입할 때만 평균 70점 이상의 높은 성적 요건을 충족해야 했고,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입하는 경우 성적 제한이 없어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5학년도부터는 일반고와 특성화고 간 전입에 동일한 성적 기준을 적용하되, 학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을 '석차등급 4.0 미만'으로 완화했다. 이로써 진로 변경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높은 문턱에 가로막히지 않고, 공정한 조건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과거 특성화고 지원 경력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던 제도는 형평성 문제로 부작용을 초래해 전면 폐지됐다. 대신 학업 성취도와 진로 적합성 중심으로 전입 여부를 평가해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선발이 가능해졌다.
상담과 학과 체험도 전면 의무화됐다. 이전엔 일부 학생이 충분한 정보를 갖지 못한 채 전입을 결정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전입을 신청하는 모든 학생이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전문 상담교사와 진로를 논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가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진로 변경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학교별 맞춤형 프로그램과 현장 체험
대전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새로운 진로를 현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학교별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특성화고에선 국제무역 시뮬레이션, 3D 건축 모델링, 친환경 자동차 엔진 조립, 드론 지형정보 실습, 제과제빵 체험, 반려동물 교감 활동 등 산업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실습 중심 체험을 제공했으며, 무역 문서 작성, 전산회계 프로그램 실습, 영상 기획안 작성 등 실무 위주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직업 세계를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일반고 역시 진학 중심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과 상담, 학점제 전공 체험, 캠퍼스 투어, 모의 강의 수강, 동아리 활동 참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반고에선 교사가 직접 상담을 진행하며, 학생들이 선택 과목 구성과 학점제 운영 방식을 실습할 수 있게 했다. 일부 학교는 대학 진학 설명회, 방과후 스터디 참여 체험도 운영해 전입 후 학습 방향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했다.
◇진로변경전입학제 시행 절차
진로변경전입학제는 단순한 전학이 아니라 학생의 진로 탐색과 학업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단계별 절차로 운영된다.
먼저, 교육청이 시행 계획을 발표(4월)하며, 이후 업무담당자 협의회(5월) 및 설명회가 진행된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와 함께 진로 방향을 심층 분석하는 상담주간(5월)도 운영된다. 다음으로, 학과 체험과 교육과정 상담(6월)에 이어, 신청서 접수 및 전입학 심사(7월), 최종 학교 배정·결과 발표(8월 초), 전학 처리(8월 초) 후 미이수 교과 보충 등 적응 프로그램(2학기)을 본격 시작한다.
◇고교학점제 연계 우려와 개선 방안
2025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학점을 취득하는 맞춤형 교육제도로, 진로변경전입학제와의 연계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은 전입 과정에서 학점 이수 체계가 달라 학업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 학교별 개설 과목 차이로 인해 기존 학점 인정이 어려운 점, 전입 후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대전교육청은 전입 시 학생별 학점 이수 분석 실시를 통해 미이수 과목을 보완할 수 있는 개별 학습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 간 교육과정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교육과정·온라인 강좌 확대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등 학생들이 전입 후에도 고교학점제에 맞춰 원활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입한 A 학생은 "처음 입학했던 전공이 저와 맞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전입 후 인문계 과목 중심으로 학습하면서 진로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대학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영어와 사회 과목에 집중하며, 방과 후 스터디 그룹에서 입시에 필요한 역량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자녀를 전입시킨 B 학부모는 "아이의 첫 고등학교 선택이 적성과 맞지 않아 학업과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전입 후 아이가 인문계 과목 중심으로 학습하며 대학 진학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올라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입한 학생의 부모는 "일반고 교육과정이 우리 아이와 맞지 않아 진로 고민이 컸다"며 "지금은 전문 교과를 배우며 자신감이 생겼고, 학교생활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대전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이전엔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입하려면 높은 성적 기준을 충족해야 했지만, 반대의 경우는 제한이 없었다"며 "올해부터 성적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돼 학생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진로를 변경할 수 있게 됐고, 형평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입해 오는 학생들이 학업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전문 교과 학습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전입 학생들의 학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학기부터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과 미이수 교과 보충 과정을 운영한다. 일반고 전입 학생에게는 대학 진학을 대비한 맞춤형 상담과 진학 지도를 제공해 학습 연속성을 높인다.
조진형 대전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진로변경전입학제는 단순히 학업 중단 위기 학생을 위한 제도를 넘어, 새로운 진로를 찾으려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미래를 재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고 있다"며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해 학점 이수 연계와 학업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상담·설명회·학교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욱 공정하고 효과적인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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