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과 동시에 떠오른 ‘합당설’…양당의 복잡한 손익계산서는

정윤성 기자 2025. 8.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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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發 정계 개편 조짐에…호남 경쟁 격화 부담인 민주당서 합당설 솔솔
‘왼쪽 날개’ 존재감 시험대 선 혁신당…합당 없다면 체급차 극복은 숙제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024년 6월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는 모습 ⓒ시사저널 이종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특별사면·복권이 확정되면서 정치권에선 조국 발(發) 정계 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시나리오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이다. 양당은 합당에 대한 검토조차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 전 대표가 출소 후 적극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경우 기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양당이 전략적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커질 전망이다.

지난 11일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확정된 후 합당설이 주로 흘러나오는 쪽은 민주당이다. 박지원 의원은 시사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각이 같고 이념이 같고 목표도 같다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서 지방선거, 총선, 다음 정권 재창출까지 해야 우리나라가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두고 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남권에서 혁신당의 인기와 관련해 "그 정도 인기 가지고는 선거에서 안 된다. 건설적으로 좀 봤으면 좋겠다"며 합당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합당 가능성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긋지는 않는 모습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 합당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치는 생물이니까 앞으로 시간이 많이 있다"며 "혁신당은 정부·여당에 대해서 할 말은 해야 되는 야당의 입장일 수도 있고 함께 공감대를 가지는 여당의 역할도 수행을 해낸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혁신당은 합당설을 일축하고 나섰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당을 한 번도 진지하게 검토한 적이 없다"며 "다당제를 통해 국민의 다양한 정치 요구가 잘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 역시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건전한 경쟁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당 '끝까지 간다 특위' 회의에서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지선 다가올수록 복잡해지는 셈법

합당론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배경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 대한 우려가 자리해 있다. 지지층이 공고하고 대중성이 있는 조 전 대표가 서울·부산시장이나 인천 계양을 보궐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민주당의 부담도 커진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인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보수 텃밭인 영남권까지 외연 확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혁신당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조다. 이미 혁신당은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을 꺾으며 호남에서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조 전 대표가 정치 전면에 나설수록 민주당 내 친문 세력이 결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의식하듯 민주당은 지난 11일 지방선거기획단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 조직을 연이어 띄우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준비 작업에 곧바로 돌입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합당 논의를 비롯해 혁신당을 향한 견제는 가속화할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현재 선거에서 조 전 대표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여권에 없는 만큼 합당 이야기는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당에 선을 긋고 있는 혁신당의 사정도 단순치 않다. 합당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자율성을 지킬 수 있지만, 거대 여당과의 관계 설정이 애매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호남권 재선거에서 파괴력을 보였지만 전국 단위에서 민주당과 체급차를 뛰어넘는 경쟁을 하기엔 여전히 힘이 부치는 구조다. 전략적인 연대를 통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몸값을 높여야 다음 총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대선 이후 당의 존재감이 시험대에 오른 점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정청래 당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이전보다 더 강한 선명성을 띠는 상황에서 혁신당이 내세운 '왼쪽 날개' 역할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모양새다. 정 대표가 외치고 있는 '야당 해산', '검찰 해체' 등은 혁신당이 창당부터 전면에 내걸었던 핵심 아젠다들이다. 윤석열 정권의 조기 탄핵을 위한 '쇄빙선' 역할 역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정책적 소임이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한편 혁신당은 조 전 대표 석방을 앞두고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조 전 대표는 출소 후 전국 당원·지지자를 만나며 당분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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