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경주병원 암 전문의 돌연 사직…200여 명 진료 공백

황기환 기자 2025. 8.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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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이틀 전 통보로 환자 불안 확산…경주시·병원 전원 지원 총력
의사 인력난·수도권 쏠림 여전…재발 방지 대책 필요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전경
경주 지역 최대 병원인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암 전문의가 갑작스럽게 사직하면서, 해당 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자 200여 명이 진료 공백에 놓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퇴사 통보가 환자들에게 단 이틀 전에 이뤄져,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경주시 보건소와 병원 측은 남은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동국대경주병원 혈액종양내과 담당 전문의의 사직으로 촉발됐다.

13일 경주시와 동국대 경주병원에 따르면 이 전문의는 지난 7월 21일에는 근무를 연장하겠다고 밝혔으나, 1주일 뒤인 7월 28일 돌연 퇴사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7월 30일자로 최종 사직하면서 병원 측은 환자들에게 단 이틀 전에 진료 중단 사실을 알리게 됐다.

이 전문의는 지난해 동료 의사가 사직한 이후 홀로 200여 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해왔으며, 이미 한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병원 측은 올해 1월부터 후임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문제는 이 같은 일방적인 진료 중단 통보로 인해 환자들이 적절한 대처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항암 치료를 받던 암 환자들의 경우, 치료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해 전원 과정이 까다롭다.

사태 발생 직후 경주시 보건소에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특히 한 혈액암 환자의 보호자는 7월 28일 주치의의 퇴사 소식을 듣고 즉각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경주시 보건소는 즉시 상황 파악에 나섰다.

퇴사 시점에는 6명의 입원 환자가 남아있었으며, 외래 환자는 약 200명으로 파악됐다. 보건소는 병원 측과 협력해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데 집중했다.

병원 측은 외래 환자들에게 문자 전송 및 전화 안내를 통해 다른 병원 전원을 돕고 있다.

또 외래 진료실은 문을 닫았지만, 외래 간호사 두 명이 계속 상주하며 전원에 필요한 서류 발급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입원 환자 6명 중 3명은 포항 등 인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거나 자택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3명의 입원 환자(중환자실 2명, 전과 1명)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병원 측은 이 환자들에 대해서도 전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의사의 갑작스러운 퇴사에 대해 환자 보호 및 처벌할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경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의사의 진료 중단이 법적 처분이나 고발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복지부와도 협의했지만, 처벌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동국대경주병원 사태는 의사 수 부족과 수도권 집중이라는 한국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냈다.

경주시와 병원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