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유혈사태까지"…극단 치닫는 광주 소각장 건립
함평군민 등 수백여명 ‘결사 반대’
건물 진입 불가…공무원 다치기도
市 "다음주까지 방안 논의할 예정"

"결사 반대! 결사 반대! 결사 반대!"
13일 오후 1시께 광주 광산구 삼도동 행정복지센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삼도 소각장 유치 선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고령 주민 40여 명이 붉은 머리띠를 두른 채 앉아 있었다. 이들은 '소각장 결사 반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북과 꽹과리 소리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2시, 광주시는 삼도동 주민을 대상으로 자원회수시설 전략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초안 설명회를 열 계획이었다. 입지 확정 전 의견을 듣는 과정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갈등 해소를 위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앞서 6월에도 같은 설명회를 시도했으나 주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날 역시 주민들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특히 유해물질 배출로 인한 환경 피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또 '위장 전입' 등 공모 절차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됐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공모 절차는 주민등록상 세대주 과반의 동의를 조건으로 하는데,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소지만 옮긴 사례가 30여 세대라는 주장이다. 이에 광주시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임문채 삼도동 비대위 회장은 "유해물질 우려와 주민 반발에도 광주시는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확대라는 자원순환회수시설의 본래 목적을 외면한 채 공모 방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위장 전입자 수사 결과가 곧 나오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사업 추진을 위해 이를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시 공무원들은 오후 2시께 현장에 도착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설명회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시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도착 4분 만에 설명회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공무원들이 철수하던 중엔 유혈 사태도 발생했다. 한 함평 주민이 공무원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안경을 착용한 공무원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 받아 상처를 입혔다. 주민들이 해당 군민을 말렸고, 공무원들은 부상자를 차량에 태우고 즉시 철수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자원회수시설 건립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광주시는 설명회가 무산될 경우 공고 등 우회적인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삼도동과 함평·나주 주민들은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물리적인 충돌까지 생긴 만큼 늦어도 다음 주 안에는 추가 설명회 개최 여부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