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트럼프의 ‘워싱턴 접수’ 선언에 야당·시민 일제히 반발

박영서 2025. 8. 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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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경찰국을 연방정부 통제 하에 두고, 주 방위군도 배치하겠다고 발표하자 백악관 앞에서 시민들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도인 워싱턴 D.C.의 경찰 업무를 연방정부 직접 통제 하에 두고, 군을 수도 치안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독재자의 출현”이라며 맞받았고, 시민들 또한 거리로 나와 “트럼프가 권력 남용이라는 진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외쳤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 D.C.를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캐쉬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과 함께 워싱턴 D.C. 범죄근절 대책 등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워싱턴 D.C. 시 경찰국을 연방정부 직접 통제하에 둘 것이고, 워싱턴 D.C.의 공공 안전 및 법질서를 재확립하기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배치 규모로 일차적으로 800명을 거론한 뒤 필요하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방위군은 미국에서 각 주의 주정부나, 워싱턴 D.C.처럼 주에 준하는 행정 단위의 자치 정부가 보유한 군대로, 유사시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한 바 있지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 볼티모어(메릴랜드주), 오클랜드(캘리포니아주), 뉴욕(뉴욕주), 시카고(일리노이주)를 거명하면서 “나쁘다, 아주 나쁘다”며 이 도시들의 치안에도 연방정부가 주방위군 투입 등을 통해 직접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워싱턴 D.C.및 이들 5개 도시의 강력범죄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미 주요 언론매체들은 지적했습니다. NYT가 인용한 워싱턴 D.C. 경찰국 통계에 따르면 이 도시의 강력범죄는 최근 수년간 감소 추세입니다. 올해 강력범죄 건수는 2010년 이래 최소 수준입니다. 오클랜드, 볼티모어, 시카고, 뉴욕에서도 전반적인 범죄 건수와 살인, 강도 등 주요 강력범죄 건수는 2023년 대비 감소한 상태입니다.

그동안 워싱턴 D.C.가 운영해 온 치안 업무를 연방정부가 사실상 ‘접수’하는 내용의 이번 발표는 즉각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도에서 독재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크리스 밸홀런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예행연습으로 우리나라의 수도에서 독재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D.C.시장은 “우려스럽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만약 시카고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일에 도움을 주고 싶거든 범죄와 폭력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했던 폭력방지 프로그램들의 예산을 회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 도시는 모두 민주당 소속 흑인 정치인들이 시장직을 맡고 있으며, 해당 도시들이 속한 주의 주지사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시험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장악한 도시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예”라고 평가했습니다.

시민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백악관 앞에선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워싱턴 D.C. 주민이라고 밝힌 제시 잭슨은 ‘범죄자를 몰아내려면 엡스타인 파일부터 조사하라’는 팻말을 들고 트럼프를 범죄자로 규탄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번 조치는 흑인 청소년을 표적으로 한 ‘범죄와의 전쟁’이 될 것”이라며 인종차별을 우려했습니다. 난민 지원단체 활동가들은 이번 조치를 ‘군사화 확대와 시민·이주민 탄압’으로 규정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거리 시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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