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인류의 최대 강점은 ‘불완전한 진화’
강현철 2025. 8. 1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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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인류가 어떻게 오늘날 모든 종의 지배자가 됐을까? 그리고 여전히 불완전함으로 가득한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불투명한 진화적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똑똑한 뇌'와 '이족보행'은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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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존재들
텔모 피에바니 지음 / 북인어박스 펴냄
‘호모 사피엔스’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이탈리아의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우주의 탄생부터 지구와 생명체, DNA, 돌연변이의 등장, 그리고 새로운 ‘지배자’인 인류의 출현까지의 과정을 탐색하며, 현대 인류가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살펴본다.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인류가 어떻게 오늘날 모든 종의 지배자가 됐을까? 그리고 여전히 불완전함으로 가득한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불투명한 진화적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똑똑한 뇌’와 ‘이족보행’은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이 아니다. 저자는 오랜 진화사의 시간 속에서 ‘완벽한 인류’의 흔적을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다만 무수한 우연과 땜질로 타협된 자연선택에 의해 탄생한 인류의 불완전한 모습만이 특징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진화의 역설이 담겨 있다.
책은 특유의 ‘불완전함’이 호모 사피엔스를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종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네안데르탈인과 비교해도 호모 사피엔스는 과감하지만 불완전한 선택을 감행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커진 두뇌를 지탱하기 위해 두껍고 짧은 목을 선택한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긴 목을 선택했다. 긴 목은 커진 두뇌를 지탱하기에 결점 많은 구조였으나, 목 아래로 이동한 후두가 기도와 성대로 분리되면서 하나의 목구멍으로 동시에 숨 쉬고, 먹고, 말할 수 있게 된 불완전한 타협이었다. 비록 오늘날까지 질식 위험과 만성 목 디스크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만, 이로 인해 언어라는 걸 갖게 됐으니 불평할 수만은 없는 꽤 괜찮은 타협이었다.
진화는 최적화가 아닌 적응과 변화의 과정이다. 과거의 이점이 미래의 단점으로 변할 수 있음은 공룡의 멸종과 오늘날 인류의 조상인 작은 포유류의 생존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진화가 지속적인 적응을 통해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핵심은 유연함과 기동성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만들기보다 기존 것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인다. 완벽한 최적화가 아니라 불완전한 땜질이 진화의 핵심이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탄생한지 한참 후에나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가 재빨리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불완전함의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은 완벽함이 있는 곳에는 역사가 없다는 말을 이해했다. 진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한 자연주의자라면 불완전함을 들여다봐야 한다. 쓸모없고 흔적만 남은 특징들을 찾아야 한다. 이 특징들은 과거에 있었던 변화의 흔적을 상징하고 미래를 약속하기 때문이다.
책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진화의 궤적을 쫓다 보면, 잘못된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고도 그 길을 계속 걷는 유일한 종이 고집불통 호모 사피엔스라는 사실이 그다지 놀랍지 않게 될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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