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HBM 완판” 美 마이크론의 자신감…SK하이닉스 ‘원톱’ 체제 지각변동 예고

이상현 2025. 8.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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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내년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분의 완판을 자신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자국산 반도체 밀어주기,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 규제 완화, 전반적인 AI 시장 성장세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가 내년 물량에 대해 엔비디아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이크론이 완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업계에서는 HBM 시장의 고공성장과 함께 시장점유율 지각변동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키뱅크 주최로 열린 '기술 리더십 포럼'에 참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사는 고객들과 2026년 HBM 물량에 대해 협의해왔고 최근 몇 달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HBM 공급량을 전량 판매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HBM3E 12단 수율은 8단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고 이미 출하량도 12단 제품이 8단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사다나 CBO가 언급한 내년 공급 물량은 HBM3E(5세대) 12단이 대부분이며, HBM4(6세대)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주로 AI 칩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HBM 수요의 대부분은 엔비디아가 차지한다. 엔비디아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일부 저가 제품에 공급 중이며, 최선단 제품과 차기 제품에 공급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마이크론은 그동안 HBM3E 양산 소식 등을 알리면서 고객사로 엔비디아를 직접 거론하고 경쟁사와의 차이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다나 CBO의 '완판' 언급 역시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을 염두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또 HBM4에 대한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3사는 이미 HBM4 샘플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공급사에게 공급한 상태다. 다만 양산 시점의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마이크론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시차가 있다.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공급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언급하면서 차세대 HBM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다나 CBO는 "당사의 HBM4는 HBM3E와 동일한 1β(베타) 공정 노드에서 생산되며 이는 매우 성숙하고 성능이 우수한 노드"라며 "반면 경쟁사 중 한 곳은 HBM4를 1c 노드에서 생산하려고 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검증에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언급한 1β 공정은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뜻하는 마이크론의 표기 방식으로, 반도체 업계에선 통상 1b 공정을 뜻한다. 1b 다음 세대인 1c의 경우 6세대 10나노급 D램으로 삼성전자가 HBM4부터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다나 CBO는 차세대 제품인 HBM4E(7세대)에 대해서는 "HBM4E에서는 일부 고객이 그래픽처리장치(GPU) 로직을 HBM 베이스 다이에 통합하는 맞춤형 제품을 원하고 있다"며 "이런 맞춤형 개발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소수의 공급사와만 협력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국내 HBM 1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당초 상반기 내 엔비디아와 내년 HBM4를 포함한 공급 물량 협의를 마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마이크론뿐 아니라 삼성전자 등 다른 HBM 제조사의 신규 진입 또는 공급 확대를 검토하면서 SK하이닉스에 가격을 내릴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공급되는 HBM4는 공급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마이크론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마이크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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