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대전시·세종시, 국외출장 비판 언론에 ‘광고 중단’ 압박 논란

최예린 기자 2025. 8. 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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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7일(현지시각)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폐회식’에 참석한 충청권 4개 지자체장과 강창희 ‘2027 충청권 U대회’ 조직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환 충북도지사, 김태흠 충남도지사, 강창희 위원장,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이장우 페이스북 갈무리

대전·충남·세종 등 충청 광역자치단체가 수해 복구 중 해외출장을 떠난 단체장들을 비판한 지역 언론사에 일제히 ‘광고 중단’ 압박을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최민호 세종시장이 함께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후 3개 지자체가 동시에 단체장 출장을 비판한 언론사에 ‘광고중단 하겠다’고 한 것인데, 언론노조는 “언론탄압 담합이자, 직권남용”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도와 대전시 대변인실은 지난 1일 충청 지역 언론인 ‘디트뉴스24(디트)’ 출입기자에게 ‘광고 중단’을 통보했다. 세종시 역시 현재 디트에 대한 광고 중단을 검토 중이다. 3개 지자체의 ‘광고 중단’ 압박은 단체장들 해외출장 직후 이뤄졌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4개 지자체가 공동 주최하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대회기 인수 등을 이유로 지난달 말 출장길에 올랐다가 각자 일정을 하고 7월29일부터 순차적으로 귀국했다.

당시 집중호우로 충남 일부 지역의 수해가 컸고, 세종시 경우 ‘안일한 재해 대응’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해외출장 강행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충청 지역 인터넷 매체인 디트도 이를 비판하는 보도를 했다. 시장·도지사 귀국 며칠 뒤 대전시와 충남도 대변인실은 뚜렷한 이유 없이 디트 쪽에 “광고를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통보했다. 세종시도 디트 임원진에게 지난 1일 광고 중단 관련 “미안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대전시·충남도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디트가 출입하지 않아 애초 광고 집행이 없는 상태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유럽 출장 중이던 지난 7월25일 수해 복구 중 해외출장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올린 입장글. 김태흠 페이스북 갈무리

이종필 충남도 대변인은 “이번 출장은 유대회도 있지만 투자 유치 관련 업무협약(MOU)을 위한 것이 때문에 단체장이 꼭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리 수해 복구 상황을 챙겨놓고 어쩔 수 없이 도정을 위한 큰 취지로 간 것인데도, 편협한 시각의 비판 보도가 이어졌다”며 “어떤 말 오갔는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장지에서 네분(이장우·김태흠·최민호·김영환)이 이런 내용(디트 보도)에 대한 공유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대전시는 이장우 시장 취임 이후 비판 보도 등을 이유로 디트에 대한 광고 중단·재개를 반복해왔다. 대전시의 디트에 대한 압박은 이 회사 언론노조 출범과 편집권 사수 투쟁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우경 대전시 대변인은 “디트에 광고를 중단하는 쪽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고, 중단 관련 이야기를 디트 쪽에 한 것은 맞다”라며 “(광고 중단 지시의)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4개 시·도 해외출장 관련 보도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와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13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대전시·충남도·세종시가 일제히 디트뉴스24에 광고중단 압박을 한 것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이날 전국언론노조는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권 시도지사는 언론탄압을 중단하라”로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시민 혈세인 정부광고 예산을 ‘언론 길들이기’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상태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최민호 세종시장까지 그 대열에 합류해 ‘충청 지자체 언론탄압 공모’라는 초유의 직권남용 의혹을 자초했다. 비판 언론을 입틀막하고 정부광고를 우호 언론에 밀어주며 언론을 길들이려 한 윤석열식 언론탄압에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은 아직도 열을 올린다”며 “(지역 언론에 대한 지자체의 광고중단 담합은) 비판 언론 길들이기를 넘어 사실상 폐간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중 디트 노조지부장은 “이장우 시장의 ‘대전문화방송(MBC) 취재 거부’ 등 지방 권력의 비뚤어진 언론탄압 사례를 모아 오는 20일께 전국 규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충청 지자체의 언론탄압 담합 의혹에 대해선 법률 자문을 거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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