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폭염에 올해도 망했어요"…무등산 수박 농가 '시름'

김혜인 2025. 8. 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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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벌써 다 자라서 출하하고도 남았을 텐데 요즘은 날씨가 요란하니 제대로 수박이 크질 못합니다."

13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하우스에서 만난 문광배(53)씨는 굵은 땀을 훔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 북구 금곡·충효동 일대에서 재배되는 무등산 수박은 당도와 감칠맛이 뛰어나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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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 반복되자 생육 저하…수확·출하 시기 늦어져
1997년 34곳 달하던 수박 농가 7곳으로 줄어…"명맥 끊기 전 대책 필요"
폭염ㆍ폭우 피해당한 무등산수박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3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마을에서 농장주 문광배 씨가 최근 과한 습도와 햇빛 과다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인해 타들어 가는 무등산수박 잎을 만지고 있다. 2025.8.13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예전 같으면 벌써 다 자라서 출하하고도 남았을 텐데 요즘은 날씨가 요란하니 제대로 수박이 크질 못합니다."

13일 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하우스에서 만난 문광배(53)씨는 굵은 땀을 훔치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광주 지역은 연일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우스 내부는 전날 내린 비 탓인지 습하고 무더운 공기로 가득했다.

문씨는 큼지막하게 여물어가는 수박 덩굴 사이로 걸음을 옮겨 수박 상태를 살펴봤다. 가지마다 푸른 수박이 줄줄이 달려 있었지만, 사이사이에는 노랗게 마른 잎이 눈에 띄었다.

일반 수박보다 2∼3배 크기를 자랑하는 무등산 수박이지만, 손바닥한 크기로 성장이 멈춰버려 400년에 빛나는 옛 명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초 이맘때쯤이면 출하가 시작되지만, 지난달부터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들이닥치며 수박 농가에도 타격이 커졌다.

연일 비가 쏟아지면서 제대로 햇빛을 보지 못한 수박이 제대로 자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문씨는 수박을 멍하니 쳐다보며 "적당한 햇볕과 비가 와야 하는데 이렇게 극단적인 날씨가 이어지니 수박이 제대로 잘 자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가 적당히 와야 하는데 오랫동안 많이 내리면 햇볕을 못 받고 내부에 수분만 가득 차 껍질이 이를 견디지 못해 터져버린다"며 "또 비가 안 오고 폭염이 이어지면 고온 때문에 잎이 꺾이고 광합성이 멈춰 성장 속도가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무등산 수박 농사는 망했다. 목표 수확량이 60%였는데 절반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무등산 수박 명맥이 끊기기 전에 종자 개량을 하든, 후계농을 키우든 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광주 북구 금곡·충효동 일대에서 재배되는 무등산 수박은 당도와 감칠맛이 뛰어나 예부터 임금님 진상품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에 어려움을 겪던 많은 농가가 무등산을 떠나면서 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무등산 수박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1997년 34곳이었던 무등산 수박 재배 농가는 현재 단 7곳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무등산 수박의 작황 부진이 이어지자 광주시와 북구는 2023년부터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생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차열막을 설치하는 등 농가 지원에 나섰다.

북구 관계자는 "무등산 수박이 지역의 여름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지만 기후 변화에 맞설 수 있는 기술과 인력 확보 없이는 존속이 어려운 실정이다"며 "지속 가능한 재배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정과 농가가 함께 지혜를 모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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