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입에서 나온 '자치경찰제'… 경찰 권력 분산 해법 될까

김미루 기자 2025. 8. 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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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1세기 가장 강력해진 경찰, 통제 방법은③
[편집자주] 검찰개혁으로 사법당국의 주도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 수사권력이 강해지면서 경찰을 통제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강화,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제고라는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의 권력 집중 문제는 자치경찰 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과 경찰 통제 방안에 "경찰의 비대화는 어떻게 해결할 거냐 또 그 논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주도로 대대적 확대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이후 논의가 중단됐던 자치경찰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3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당정은 자치경찰 확대를 통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이원화 경찰 모델'을 검토 중이다. 교통·생활안전 등 기초 치안은 지방자치단체 산하 자치경찰이, 주요 범죄 수사는 국가경찰이 맡는 구조다. 여기에 국가경찰이 갖고 있던 112 종합상황실 운영권과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자치경찰로 전환해 별도 자치경찰조직을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산하에 두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자치경찰제는 수사권 조정 논의 때마다 경찰 견제 방안으로 언급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도 "검찰의 의견을 수용해 자치경찰제를 수사권 조정과 함께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역 치안을 지자체로 이관하면 인력·권한이 분산돼 조직 비대화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국가 차원 지휘 라인에서 벗어나 지방 자치 권한을 강화하면 수평적 통제 효과도 생긴다. 다만 한국형 자치경찰제 업무 범위는 기초 치안 분야에 국한돼 수사권 통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역할이 모호해 이중 행정 우려도 크다. 권한과 업무 범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자치경찰제 실질화 논의 과정에서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유례 찾기 어려운 자치경찰제 확대… "대통령제서 가능하겠나?"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 반려견 순찰대' 활동 사진. /사진제공=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2021년 7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현행 자치경찰제는 별도 자치경찰 조직 없이 시도자치경찰위가 시도경찰청과 소속 경찰서에 교통·생활안전·경비·일부 수사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방식이다. 서울시자치경찰위의 경우 반려견·러닝·대학생 순찰대 등 생활 밀착형 치안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자치경찰 사무와 관련한 인력에 대해 국가경찰이 인사권을 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도입 초기부터 제기됐다. 2021년 행정안전부가 낸 '자치경찰제 발전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보고서에도 "시도자경위 인사권이 굉장히 제한된다"며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경찰관서를 112종합상황실 소속이 아닌 자치경찰 소속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행 시도자경위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제한적이라는 취지다.

이원화 모델이 이런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동시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은 시도지사에 국가경찰 임용권 일부를 위임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당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민생치안 증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불명확하고 제도 복잡화로 치안역량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역별 격차가 발생하자 2020년 국가직화가 결정된 소방공무원 사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국가별 자치경찰제 비교. /그래픽=김다나 기자.


한국 치안 환경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 경찰관은 "미국은 애초 각 주나 마을에 자치경찰이 먼저 생기고 이후 연방국가가 되면서 국가경찰을 만든 경우인데 우리는 접근 방식이 반대로 된 것"이라며 "국가경찰이 먼저 있는 상황에서 자치경찰을 만드는 방식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이탈리아처럼 생활치안만 맡는 유럽형 자치경찰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112 업무는 국가경찰 소관"이라며 "112를 넘기려면 (호주, 미국 등 영미법계국가 모델처럼) 수사권도 같이 이관하고 시도경찰청장이 시도지사 산하로 들어가야 하는데 중앙집권적인 대통령제에서 가능하겠나"라고 말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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