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만 찍는 곳'이라는 국가경찰위, 진짜 감독기관 만들려면

이강준 기자, 이현수 기자 2025. 8. 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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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으로 사법당국의 주도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경찰 권력을 통제할 방안으로 '국가경찰위원회(국가경찰위) 실질화'를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가경찰위는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해 실질적인 경찰 감독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경찰위가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될 경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의지에 따라 경찰을 관리·감독할 가능성이 있는데, 사전에 이를 차단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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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1세기 가장 강력해진 경찰, 통제 방법은②
[편집자주] 검찰개혁으로 사법당국의 주도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 수사권력이 강해지면서 경찰을 통제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강화,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제고라는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봤다.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복제개선 현장 시제품 시민 품평회에서 시민 평가단이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는 경찰 권력을 통제할 방안으로 '국가경찰위원회(국가경찰위) 실질화'를 검토 중이다. 국가경찰위는 경찰청 출범과 함께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현재는 심의·의결 기구 역할만 맡는다. 전문가들은 국가경찰위는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해 실질적인 경찰 감독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국가경찰위는 행정안전부 소속 기관으로 △경찰청 안건에 대한 심의·의결권 △인사·예산·장비·통신 등 주요 정책 사항 자료제출 요구권 △관계 경찰공무원 보고 요구권을 갖는다. 경찰청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한 기구라지만, 감찰 요구권 같은 실질 권한은 없다.

정부가 임명을 제청한 경찰청장 후보자를 심의·의결할 수 있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경찰위가 경찰청장 임명을 가로막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경찰청으로부터 주요 정책 사항을 보고받지만 구체적으로 지휘 및 감독하는 경우도 드물다.

국가경찰위는 1991년 경찰청과 함께 출범한 30년 이상된 조직이다. 경찰을 통제하라고 만든 조직이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적이 없어 '도장만 찍어주는 곳'으로 전락한 셈이다. 위원 구성도 7명으로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1명을 제외하면 전부 비상임 위원이다. 임기도 3년으로 일본·독일 등 주요국에 비해 짧다.
국가경찰위원회 개요/그래픽=이지혜
문재인 정부 실패한 '국가경찰위 실질화'… '친정부' 조직 유혹 버려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7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시행한 문재인 정부는 경찰 권한 강화를 경계하는 목소리에 국가경찰위를 실질적인 견제 기구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련 법안 발의가 이뤄졌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화 △위원 수 9인으로 확대 △사무기구 설치 △경찰행정 관리·감독 권한 및 치안정책 수립 권한 부여 등 내용이다. 해당 법안들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국가경찰위 실질화 실패는 당시 정부 의지가 부족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검찰 권력 약화에만 몰두한 나머지 경찰 통제 방안 마련은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다. 2021년 7월 참여연대는 "국가경찰위 실질화는 청와대와 여당이 과제 이행을 포기한, 사실상 폐기한 국정과제"라며 "대통령의 의지로 가능한 개혁과제였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가경찰위 실질화 방안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권 초기 당정에서 의지를 갖고 빠르게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특히 경찰을 '친정부' 조직으로 만들려는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가경찰위가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될 경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의지에 따라 경찰을 관리·감독할 가능성이 있는데, 사전에 이를 차단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경찰위 상임위원을 지냈던 A씨는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경찰위 실질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놨지만 결국 좌초됐다. 결국 '실현하려는 의지'의 문제"라며 "이번 정부도 구체적인 안까지는 나온 걸로 안다. 실제로 행동에 옮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국가경찰위 실질화가) 진전이 있으려면 한국 경찰의 정권 친화적 속성의 굴레를 끊어내야 한다며 "정권 초기 원동력이 있을 때 추진해야 가능한 얘기"라고 밝혔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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