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강한' 경찰 시대 열린다… 내부서도 "통제방안 찾아야"

이강준 기자, 김미루 기자, 이현수 기자 2025. 8. 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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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1세기 가장 강력해진 경찰, 통제 방법은①
[편집자주] 검찰개혁으로 사법당국의 주도권이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 수사권력이 강해지면서 경찰을 통제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강화, 국가수사본부 독립성 제고라는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봤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유재성 경찰청 차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사상 가장 강한 경찰이 등장한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으로 검찰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경우 경찰 수사권력은 한층 더 강해진다. 독자적 수사 시작과 종결까지 가능한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경찰 내부에서도 권력 비대화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정치권과 경찰에 따르면 당정은 검찰청 폐지,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에 초점을 맞춘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정은 오는 10월 추석 연휴 이전 수사·기소 분리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개혁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 '추석 이전 개혁 완수' 목표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검찰개혁이 마무리되면 경찰의 권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통제 필요성이 거론되는데 경찰 통제 방안으로는 국가경찰위원회 실질화, 자치경찰제 확대 시행 등이 꼽힌다.

꾸준히 강해진 경찰… '검찰개혁' 마무리되면 권력 정점
경찰 주요 연혁/그래픽=이지혜

21세기 들어 경찰 역사는 '권한 강화'의 역사였다.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되면서 검사의 수사·기소권이 명문화됐고, 검찰이 경찰을 '지휘'하는 구조는 2010년대까지 유지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 구조의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자치경찰제 도입 논의가 시작되자 경찰은 공개적으로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지방경찰이 지방자치단체 산하로 들어가는데 국가기관인 검찰이 이들 수사를 지휘하는 건 모순이라는 논리였다.

여러 찬반 논의를 거쳐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의 1차 수사권을 보장하는 내용이었다. 이 시기부터 경찰이 수사개시·종결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검찰 직접 수사범위는 6대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부패·경제)에서 다시 2대범죄(부패·경제)로 축소됐다.

2021년엔 경찰청 산하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출범했다. 명목상으로 독립 수사 조직을 설치해 수사 역량을 높이고 경찰청장이 개별 사건에 수사 지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시기부터 검경 간 수사 경쟁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 수사범위는 6대 범죄로 확대됐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를 되돌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법무부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의 근거가 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턴 국가정보원이 맡았던 대공수사 분야도 넘겨받아 안보수사 영역이 경찰로 들어가게 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검찰개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80년 사정당국 역사상 가장 강한 권한을 가진 경찰이 탄생할 전망이다.

경찰, 또다른 권력기관되나… "민주적 경찰 통제 반드시 필요"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검찰과 경쟁관계에서 벗어난 경찰이 적절한 통제 장치가 없으면 또 다른 권력기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찰 통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내부에서도 나온다. 서울 한 고위직 경찰관은 "(수사)권한이 상당히 경찰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찰에 기대하는 역할 높아지는 만큼 더더욱 민주적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직 경찰관은 "검찰 없는 상황에 수사권이 자리잡고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권한이 움직이면 인력과 예산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이러한 논의 없이 일만 늘어나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수사경찰도 많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 초기 경찰이 부작용을 겪었던 것처럼 수사·기소 분리가 실현됐을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져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수본 초기 수사를 직접 종결해야 해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수사경찰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엑소더스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사건 처리 기간 등이 대폭 늘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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