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고 살 빠져"…강남 술집서 손님들이 내민 '수상한 액상담배'

부정의약품을 제조해 강남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은 액상담배와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을 혼합해 마약 유사물을 제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적발한 전문의약품이 마약류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절차도 밟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제조·유통책 2명을 구속 송치하고 밀수입책, 하부유통책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 총책 A씨와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일당은 해외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담배를 혼합해 부정의약품을 제조한 뒤 강남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부부 관계인 40대 프랑스인 A씨와 30대 미국인 B씨는 지난해 5월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5명을 포섭해 SNS 단체방에서 부정의약품 제조 및 유통을 모의했다. A씨, B씨와 제조·유통책·밀수입책 5명은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 프로폭세이트를 홍콩에서 밀수입한 뒤 액상담배와 배합해 전자담배 카트리지 안에 넣어 완성품 987개를 제조했다.
제조·유통책 3명은 지난해 5월17일부터 같은해 10월7일까지 하부 유통책 2명 및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전자담배 카트리지 174개를 판매했다. 이들 중 C씨는 A씨의 지시를 받아 전자담배 카트리지 300개를 여행용 가방에 은닉해 지난해 10월4일 태국으로 출국하기도 했다. C씨는 방콕 공항에서 불상자에게 카트리지를 전달해 판매하는 등 향후 해외 시장 개척도 준비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전문의약품 1500ml(에토미데이트 750ml, 프로폭세이트 750ml), 액상담배 432ml, 부정의약품이 담긴 전자담배 카트리지 513개, 현금 2억4800만원을 압수했다.
검거된 일당은 조직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와 B씨는 밀수입 및 제조·유통 전 과정을 주도하며 관련 비용을 전담하는 총책 역할을 맡았다. 하부 조직원들은 전문의약품 밀수입, 부정의약품 제조, 강남 유흥업소 일대를 중심으로 한 홍보 및 판매 등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일반 전자담배와 유사한 외형을 갖춘 전자담배 카트리지 형태로 부정의약품을 제작했다. 또 액상담배의 강한 향을 이용해 전문의약품 냄새를 희석시켜 일반 액상 전자담배와 구분이 어렵게 했다.
적발된 부정의약품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 유통 목적으로 대량 제조됐다. 일당은 카트리지 구매 수량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고, 구매자들의 흡연 기호에 맞춰 딸기향, 포도향 등 액상담배를 전문의약품과 혼합했다. 유통책들은 유흥업소에 손님으로 방문해 종사자들과 술을 마시며 무료 샘플을 제공했다. '불법이 아니며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라며 안심시키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약물'이라고 홍보하며 판매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새로 적발된 전문의약품인 프로폭세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프로폭세이트의 임시 마약류 지정을 예고했다. 한편 최근 홍콩에서는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가 전자담배 형태로 급속도로 확산해 홍콩 정부 당국이 해당 전문의약품을 마약과 같은 등급으로 규제했다.
경찰은 기존 마약 사범에 더해 전문의약품 대량 유통 사범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 강력히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로 도주한 총책 2명에 대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신병을 조속히 확보할 예정"이라며 "프로폭세이트 등 전문의약품의 경우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준수하더라도 마약류와 같이 중독성이 매우 높다.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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